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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 [건강 칼럼] 기억이 가물가물,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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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6

 

“내가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 해~”

가족, 친구,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머리를 살짝 두드리며 이렇게 말씀하시지는 않나요?

기억력 감퇴로 일상 생활의 불편함을 겪고 계시는 분들은 이번 포스트를 주목해보시는 게 좋겠네요.

 

 

Q. ‘치매’란 정확히 어떤 상태를 의미하나요?

치매는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등 여러 영역에서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어떤 원인에 의해서건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를 통틀어 말합니다.

예를 들어 젊은 나이지만 사고로 머리를 다쳐 기억력이 떨어지고 직장생활을 더 이상 못 하게 되었을 때에도 뇌 외상에 의한 치매가 발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어떻게 다른가요?

앞서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고 말한바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흔한 원인이 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뇌세포가 퇴행되고, 이로 인해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신경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입니다.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의 70퍼센트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질병입니다. 즉, 치매가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할 때 알츠하이머병은 단일 병명을 말하는 것이지요.

 

Q. 흔히들 ‘치매는 치료가 안 되는 불치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그런가요?

치매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치매의 다양한 원인들 중에 10~15% 정도는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면 원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또한 15~20% 정도는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서 진행을 막고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혈관성 치매’입니다.

이를 제외한 70% 정도를 차지하는 ‘퇴행성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가 문제가 되는 것인데, 알츠하이머병 역시 조기에 발견해 약을 쓰기 시작하면 진행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비율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로 의심되는 증상들이 관찰될 경우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하루라도 빨리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건망증과 치매의 초기 증상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흔히들 나이가 들면서 어느 정도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치매의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중요한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치매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기억력 장애이고, 그 중에서도 최근에 있었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과거 일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최근 발생한 일에 대해 잘 기억하지 못하고, 이러한 증상이 시간이 갈수록 나빠진다면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정상적인 노화에서는 사건이나 경험 중 일부분 또는 세부 사항만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힌트를 주거나 시간이 지나면 기억나지 않던 부분이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는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사건 전체를 잊어버리는 일이 지속적으로 생기며, 잊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건도 잊게 됩니다.

예를 들어, ‘7시까지 저녁을 먹으러 오라’는 딸의 전화를 받았다고 할 때, 할머니가 건망증이 있다면 “몇 시에 오라고 했더라?”하고 다시 딸에게 전화를 해서 묻겠지만, 치매 환자라면 딸이 그런 전화를 했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채 남편의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기억 감퇴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실수가 늘어나고, 이전에 잘 했던 활동들을 못 하게 되는 경우가 하나 둘씩 늘어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Q. 치매로부터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뇌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예방 접종과 같은 확실한 예방법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행인 것은 건강한 생활을 통해서 상당 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우선 머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뇌혈관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해야 합니다. 뇌혈관과 관련된 위험한 병들, 즉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을 경우에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잘 조절되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뇌혈관에 극히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담배는 하루 빨리 끊어야 합니다.

둘째로 지나친 과식을 피해야 합니다. 뇌의 노화나 노인성 질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연구 결과 중의 하나는 음식의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입니다.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과식을 피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셋째,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운동 중에서는 걷기 운동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평상시 걷는 속도보다 빠르게, 주 3회 30~40분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즐겁게 사는 것입니다.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 치매가 생긴다는 증거들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평상시에 즐겁고 긍정적으로 생활해 우울증이 오지 않도록 해야 하고, 우울증이 생길 경우 적절한 치료로 빨리 극복해야 합니다.

 

 

글: 최영민 교수(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치매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