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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 [귀농 일기] ‘내 마음의 천국’ 제 1편: 천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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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30

 

여러분들, ‘삼시세끼’란 프로를 알고 계신가요?

 

농촌과 어촌에서 촬영된 이 TV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손수 텃밭에서 채소를 캐고, 바다에서 해산물을 잡아 매끼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시청자에게 큰 재미를 줬는데요.

이 방송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나도 저렇게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 ‘쉬고 싶다’,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 지쳐 ‘느림’을 꿈꾸고 계시진 않나요?

최근 귀농, 귀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지자체 지원 귀농 프로그램이 다양해지고 있는 가운데 퇴직 후 귀농을 준비하고 있지만, 사실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될지 막막하신 분들에게 조그마한 도움이 되고자 Hi, HHI에서 귀농 일기를 준비해봤습니다.

 

블로그 기자단으로 활동 중인 조해영 사우의 부친께서 기고하는 귀농 일기, ‘내 마음의 천국’!

황무지가 천국으로 바뀌는 과정과 농부로서의 행복한 삶을 여러분들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그 1편으로, 천국의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유토피아, 이상향, 무릉도원, 도원경, 천국, 파라다이스”

모두 낙원을 이르는 말이다.

 

페르시아 시인 아미르 쿠스라우(Amir Khusrau)는 인도 스리나가르에 있는 무굴 정원(Mughal garden)을 보고 “이 세상에 천국이 존재한다면 바로 여기가 천국이다, 여기가 천국이다!” 라고 외쳤다.

 

복숭아꽃이 만발한 무릉도원(?)에 살고 있는 내게는 나의 농장이 ‘내 마음의 천국’이 되었다.

나는 3년 전에 정년 퇴직을 하고 고향인 밀양으로 돌아와 농부가 되었다. 농지원부와 농업경영체 등록도 했으니 대한민국 법이 인정하는 농부다. 그러나 주 소득원이 농사가 아니라 국민연금이니 전업농부라기보다는 취미농부(Hobby Farmer)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삭막한 세상에 마음만은 풍요롭길 바라며, 오늘은 우리 농장의 개략적인 모습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뜰에는 복숭아, 사과, 무화과, 매실, 모과, 감, 살구, 연산홍, 모란을 심고 금낭화, 노랑달맞이꽃, 분홍달맞이꽃, 개양귀비, 코스모스, 국화 등을 키운다. 봄에는 꽃을 완상하고 여름과 가을엔 그 열매를 먹는다.

 

밭을 일구며 나온 돌로 돌탑을 쌓고, 연못으로 가는 길엔 징검다리를 놓아 징검다리를 따라 초롱꽃을 심어 한낮에도 불을 밝힌다.

 

가장자리엔 큼직한 솥을 걸어두고 친구나 친척이 오면 생닭에 꾸지뽕과 엄나무를 넣고 백숙을 만들어 막걸리를 곁들여 나눠 먹으며 정을 나눈다.

 

신라 선덕여왕은 공주시절에 아버지 진평왕에게 “모란꽃은 예쁘고 화려하지만 향기가 없을 것 같아요.” 라고 했다지만, 향기가 없다면 벌과 딱정벌레가 왜 모여들까. 우리 모란에선 그윽한 향기가 난다.

 

 

400평 농장의 가장자리 10여 평에 연못을 만들고 연못 속에는 홍련, 백련, 수련, 부들, 꽃창포를 심고 연못가엔 꽃잔디, 송엽국, 물망초, 수선화, 각시붓꽃, 족두리풀 등을 심어 한겨울을 제외하면 꽃을 볼 수 있다.

 

연못엔 비단잉어, 미꾸라지, 참붕어, 새우, 우렁이, 조선개구리, 비단개구리가 뛰놀고 소금쟁이, 잠자리애벌레가 자란다. 연못가 너럭바위에 바짝 붙여 느티나무를 심어 그 그늘 아래서 가족끼리 정담도 나누고 여름 한낮엔 바위에 누워 오수를 즐긴다. 여름 밤엔 연못에서 참개구리가 울어댄다.

 

연못의 이름은 심경연(心鏡淵)으로 지었는데, 수시로 변하는 내 마음을 연못 속에 비추어보고 흐트러지는 마음을 바르게 다잡으려는 뜻에서다. 표지석에 붙은 달팽이와 하트 모양의 찔레꽃잎이 정겹다.

 

농장에 고추, 가지, 오이, 감자, 옥수수, 땅콩, 상추, 토마토, 마, 고구마, 수박 등을 심어 우리 가족이 먹고 여유가 있으면 친지와 친구들과 나눈다.

 

탐스럽게 영근 수박, 푸른 보리밭을 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는데요.

여기까지 천국의 모습, 어떠셨나요?

 

다음 편에는 농지원부 및 농업경영체 등록 및 농장주택 건축 등 귀농 생활을 위한 일련의 과정과 시행착오를 소개할 예정이니, ‘귀농 일기’ 쭉~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

 

글: 조종현 / 편집: 기업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