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hi 현대중공업 기업블로그

생활정보 - [건강 칼럼] 마음의 감기, 우울증

현재위치
2015-08-24

6명 중 1명은 우울증 경험 … 침울하고, 의욕 없는 상태 지속 시 의심해 봐야

 

우리는 매체를 통해 유명인들이 우울증을 겪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또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와 주변을 안타깝게 합니다. 이처럼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적 제한을 일으키는 우울증… 오늘은 이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우울증은 얼마나 흔한 질병인가요?

우울증에 시달리는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3억3천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6명 중 1명은 우울증에 걸립니다. WHO 자료에 따르면 그 중 25%만이 효과적인 치료를 받는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2008년 통계로 51만명에 달합니다. 아마 우울증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는 더욱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Q. 단순히 ‘우울한 기분’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생활 속에서 우울한 기분을 경험합니다. 그 누구도 항상 같은 기분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기분을 경험하는 것은 정상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우울한 느낌은 그 정도가 심하지 않고,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며, 기분전환으로 떨쳐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한 우울증,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우울한 기분뿐만 아니라,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고, 의욕이 없는 증상이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일하기도 힘들고, 사람 만나기도 힘들고, 만사가 비관적으로 생각되는 이러한 우울증은 환자 스스로는 탈출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병입니다. 또한,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살을 생각하고, 때로 기도하는 무서운 병입니다.

 

Q. 우울증의 증상은 어떤가요?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다양한 우울 증상이 출현하게 됩니다. 먼저 우울증 환자들은 기분이 우울하고, 가라앉고, 침울하고, 쓸쓸하고, 공허하며, 답답함을 경험합니다. 말과 행동의 템포가 느려지고, 불안, 초조하여 신경질과 짜증을 자주 내고, 변덕이 심해져 쉽게 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이 줄어들고, 평소에 재미 있던 일에도 흥미를 잃습니다. 몸에 기운이 빠지고, 쉽게 피로해지며 무력감이 듭니다. 의욕이 저하되어 간단한 일도 시작하기가 어렵고, 사소한 결정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자신감을 잃고, 자신이 하찮은 존재로 느껴지고,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느끼게 됩니다.

또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불편한 데가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신체 부위 통증으로 여러 곳의 병원에 가보지만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울 증상은 기복을 보이기도 하는데 주로 아침에 심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또 긴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거나, 졸리지는 않은데 풀이 죽고, 기력이 없으며, 몸이 나른하다고 느끼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우울증은 낫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포자기 하고,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증상들이 우울증 환자 모두에게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위와 같은 증상들이 많이 나타나더라도 우울증이 아닐 수도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정확한 우울증의 진단은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Q. 우울증은 왜 생기나요?  

우울증 환자들은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신경을 전달하는 체계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 사용되는 많은 항우울제들은 이러한 신경 전달 물질 체계의 이상을 교정함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스트레스가 선행합니다. 하지만 스트레스 없이 저절로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항상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우울증의 발생에 기여합니다. 우울증에 걸린 환자의 상당수에서 가족력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약물 또는 신체 질환에 의환 우울증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심혈관계 약물, 스테로이드 호르몬, 피임약 등 여러 가지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성분이 우울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약물 복용 후 우울 증상이 있을 땐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어떤 것인지 정신과 의사에게 알려주는 것이 올바르고 빠른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합니다.

 

Q. 우울증은 잘 치료가 되나요?

우울증은 엄밀히 얘기하면 하나의 질병은 아닙니다. 우울증이라는 큰 범주 안에는 우울증, 조울증, 적응장애 등 다양한 질환이 있습니다. 또한 주요 우울증 내에서도 정신병적인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수면 과다, 과식 등의 비전형적인 증상이 우세한 경우, 계절적인 양상을 보이는 경우, 출산 시기에 발병한 경우 등 그 특성이 다양합니다. 우울증의 종류에 따라서 치료의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료를 시작하기 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우울증 환자의 80%는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합니다. 무엇보다도 조기에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부작용이 적은 약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약물 치료가 높은 치료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흔히 사용하고 있는 약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SS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차단제(SNRI) 등으로 뇌신경 전달물질의 체계를 바로 잡기 위해 사용됩니다.

항우울제는 치료 효과가 높은 약물이지만, 그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약물을 투여하고 최소 2~3주는 경과해야 효과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또 증상의 호전은 조금씩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울증의 증상들이 모두 회복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합니다.

한편, 심리/사회적인 스트레스 인자가 있거나, 대인관계의 갈등이나 문제가 있을 때는 정신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러한 치료는 기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계획에 따라서 치료를 해 나가는 것으로, 아주 심한 우울증이 아닌 경우 약물 치료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입니다.

 

Q. 우울증 환자의 가족은 어떻게 환자를 도울 수 있나요?

우울증은 환자뿐 아니라 그 가족도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그리고 일단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자의 가족은 우울증 환자들이 의지할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우울한 사람들을 윽박지르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우울증이 회복되는 데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글: 박장호 교수(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