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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 용기 있는 고백 ‘미투(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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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5

- 신(新) 직장인 생활백서 5화


[사진]미투운동(1) - 용기 있는 고백 me too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도 곱죠

 

더 이상 침묵은 없습니다.

진작 깨졌어야 했는데, 그동안 우리는 지난날의 고요함에 더 익숙하게 살아왔네요.

하지만 한 사람의 용기 있는 고백이 이제 세상을 바꾸는 마중물이 되었습니다. 교육, 문화예술, 스포츠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들려오는 미투 운동에 직장인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회사를 비롯한 다른 조직 사회에서 미투는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까요?

 

 

미투, 세상의 관심을 틀다!

연일 터져 나오는 각계각층의 성추문 스캔들로 이미 귀에 익숙해질 만큼 ‘미투’라는 단어를 듣고 있습니다.

그 시발점은 미국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여배우 애슐리 저드(Ashley Jud)가 SNS를 통해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의 성()문제를 폭로했습니다.

이후 유명 여배우들의 증언이 잇따라 쏟아졌고, 사건은 SNS의 폭발력과 함께 일파만파 커졌죠.

[사진]미투운동(2) - 유료이미지 tip114t002509

 

세계 각지로 퍼져나간 미투 운동.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보수적이라 불리던 집단에서 먼저 터져 나왔습니다.

검찰 내에서 갖은 성추행을 당하던 검사가 언론을 통해 자신의 피해상황을 낱낱이 밝힌 것입니다.

그 검사는 내부고발에 따른 후폭풍을 예상했지만, 더 이상 자신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스스로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가 되었죠.

이처럼 미투 운동은 강자에 의한 피해와 그 부당함을 쉬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당당히 맞서는, 건강한 자기 주장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상사에게 말하다 “그거 성희롱입니다”

직장 내 성폭력, 성추행 피해자의 대부분은 부하직원, 젊은 사람, 여성 등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입니다.

[사진]미투운동(3) - 유료이미지 tip101t019742

 

피해자들이 아픔을 겪고도 이를 공론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위나 직급 등 권력의 상대성과 그 권력에 침묵하는 주변 여론 그리고 그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이죠. 아래 사례를 살펴볼까요?

 

어느 회사의 회식자리. A부장은
‘술은 역시 여자가 따라야 제 맛’이라며,
유일한 여직원인 D사원에게 술을 따르게 한다.
이어 자신이 10년만 젊었으면 얼굴도 몸매도 예쁜
D사원과 사귀었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넨다.

맞은편에 앉은 B차장은 새신랑 C대리에게
‘남자는 허리 힘!’이라는 조언과 함께
낮에 일하는 것처럼 밤일도 열심히 하라고 당부한다.
상사들의 말에 C대리와 D사원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떨궜지만,
두 사람은 물론 동석한 어느 누구도
불편함을 표현하지 않는다. 아니,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껏 성()과 관련된 사건들을 ‘부끄러운 것’ 또는 ‘입에 담기 불편한 것’으로 치부해왔습니다.

심지어 피해자가 조직의 평화를 깨뜨렸다며 꽃뱀 낙인, 피해자 유발론 등 책임을 전가하기도 했죠.

미투 운동이 단순히 가해자를 엄벌하는 일회성 캠페인에서 끝날 게 아니라, 구성원의 공감대를 이끌고 구조적인 개선까지 이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미투는 계속돼야 한다

수직적인 집단인 회사는 미투에 더욱 취약한 곳입니다.

미투 운동이 사회적 이슈가 된 이후에 직장에서 느끼는 변화라고는 전보다 어려워진 사람간의 관계뿐이죠.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투 운동 이후 변화된 점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달라진 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아예 여성과 거리를 두겠다는 ‘펜스 룰(Pence Rule)’ 현상이 생겼다고 대답한 사람도 32%에 달한대요.

* 펜스 룰: 2002년 미국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가 미국 의회 전문지(더 힐)와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단둘이 식사하지도, 아내 없이는 술자리를 갖지도 않는다”는 말에서 유래된 신조어

 

[사진]미투운동(4) - 유료이미지 tip101t018889

 

미투 운동은 남녀 간의 성 대결이나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캠페인이 아닙니다.

권력에 의한 부당한 피해와 그것을 방관하는 사회적인 시선을 ‘공감’이라는 무기를 통해 이겨내는 것이 바로 미투 운동의 본질이죠.

 

일부에서는 미투 운동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거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깨트린 것은 조직의 평화가 아니라, ‘참는 것’을 최선이라 여긴 지난날의 부끄러운 침묵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피해자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그것을 숨죽여 지켜봐야 했던 부끄러움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약자들의 용기 있는 반란은 계속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