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hi 현대중공업 기업블로그

생활정보 - 공유경제의 진화

현재위치
2019-02-27

 

* 글 김기환  │중앙일보 경제부 기자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2014년 발간한 저서 『한계비용 제로 사회』에서 ‘공유경제’의 급부상을 예견했습니다. 공유경제는 개인이 소유한 물건을 정보기술(IT)을 활용해 타인과 나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경제 시스템을 말합니다. 리프킨은 “미국인의 약 40%가 이미 공유경제에 참여하고 있고, 자본주의 시스템은 서서히 막을 내리고 그 대신 협력적 공유사회가 부상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리프킨의 전망대로 공유경제의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금도 소비자는 많은 소비재를 공유합니다. 대표적인 게 집입니다. 전·월세 제도에서 시작한 주택 공유는 최근 하나의 집을 여러 명이 공유하는 셰어하우스로 발전했습니다. 여행객을 위한 숙소로 대중화한 ‘에어비앤비’도 주택 공유 사례입니다. 렌터카·리스에서 시작해 카셰어링으로 발전한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메라와 노트북·정수기 같은 IT 기기도 렌털 시장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최근엔 미술 작품 같은 예술 분야로까지 공유경제가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공유경제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우버(Uber)’ 사례를 볼까요? 
우버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입니다. ‘플랫폼’이란 단어가 상징하듯 우버는 승객과 운전기사를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합니다. 개인이 필요한 서류를 갖춰 우버에 차량 기사로 등록하면 일반 승객이 콜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용객은 앱을 통해 예약한 차량 위치를 실시간 제공받습니다. 목적지까지 예상 가격과 현재 위치, 운전자 정보 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버가 택시 요금 20% 안팎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시스템입니다.

 

우버

 

우버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승객을 태웠습니다. ‘차가 필요한 사람과 주차장에 서 있는 차를 연결하겠다’는 그의 아이디어는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우버 탑승 횟수는 100억 건을 넘어섰습니다. 기업 가치도 급상승했습니다. 1,200억 달러(약 134조 원)의 몸값을 가진 회사로 컸습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제너럴모터스(GM)의 기업가치 490억 달러(약 55조 원)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2,500만 명의 소비자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우버는 끊임없이 진화 중입니다. 2015년엔 음식 배달 사업인 ‘우버 잇츠(Uber EATs)’를 선보였습니다. CEO인 칼라닉은 “5분 안에 차를 부를 수 있다면 우버는 5분 안에 무엇이든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한다. 2016년엔 ‘우버 트래블(Uber Travel)’ 특허를 내고 온라인 여행 서비스에도 뛰어들었습니다. 항공권과 함께 우버 차량을 동시 예약하는 식입니다. 차량 공유에서 여행과 엔터테인먼트, 사물인터넷(IoT)까지 서비스를 무한 확장 중입니다.

 

차량공유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이유는 고령화·저출산 추세와 빈부 격차 심화에 따라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입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한국이 우버를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관련 업계에선 차량 공유 서비스에 등록한 차량 1대가 가정용 차 9대 이상을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에서 일반화한 ‘카카오 택시’도 우버와 비슷한 서비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가 우버만 불허한 건 우버는 누구나 기사가 될 수 있지만 카카오 택시는 정식 허가를 받은 택시 사업자만 가능한 차이점 때문입니다. 최근엔 카풀 서비스를 도입하려다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따릉이

 

공유경제를 넓게 조망하면 공유 품목을 다양화·고급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제품·서비스를 공유하는 게 아니라 지식·경험·취미까지 공유하는 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공유 서비스 브랜드 ‘다날쏘시오’는 구찌·샤넬·루이뷔통 같은 명품은 물론 최고급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나인봇 같은 모빌리티, 퀴니 유모차까지 1,000여 종의 공유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대중화되지 않아 쉽게 체험하기 어려운 요트도 공유의 대상입니다. 현재까지 90만 명 이상이 앱을 다운로드했으며 최근엔 기존 공유 플랫폼에 아파트 커뮤니티 관리 기능을 더한 통합 주거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 어린이집 같은 커뮤니티에서 공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식입니다.

 

마이리얼트립

 

무형 자산인 여행의 경우 ‘마이 리얼트립’이 대표적입니다. 이 서비스는 현지 가이드와 여행자를 잇는 플랫폼입니다. 여행지의 핵심 문화를 공유하는 개념을 업계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현지를 가장 잘 아는 가이드와 함께 가이드북에 없는, 진짜 현지인이 즐겨 찾는 곳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음악가가 소개하는 빈 여행’, ‘컬럼비아대 유학생이 소개하는 뉴욕 문화 체험’ 같이 전문가의 식견을 갖춘 가이드와 함께 테마가 있는 여행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열린옷장

 

서비스를 세분화한 공유 서비스 업체도 등장했습니다. ‘열린 옷장’은 비싸지만 자주 입지 않는 면접용 정장을 청년 구직자와 공유하는 서비스입니다. 면접용 정장은 없으면 아쉽고, 있어도 막상 잘 입지 않는 ‘계륵’입니다. 합격하고도 계속 입을 것 같아 구입한 정장이 취업 후 옷장 안에 고이 모셔져 있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했습니다. 사회 선배의 정장을 기증받아 구직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 줍니다.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의 한계를 넘어 신성장 동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반대로 이미 구축한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유경제와 제조업이 윈-윈(Win-Win)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미 과거의 사례에서도 감지됩니다.

 

버스·택시같이 정부 허가를 받아 달리는 운수사업도 일종의 공유경제 모델입니다. 버스·택시가 등장한 뒤 자가용 제조업은 쓰러지지 않았고, 두 산업은 같이 성장해왔습니다. 다시 말해 일상적으로 자리 잡은 소비자 수요를 공유경제가 흡수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공유경제와 제조업은 서로 배척하기보다 ‘융합’하면서 발전할 것입니다.

 

미국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PwC는 글로벌 공유경제 산업 규모가 2014년 150억 달러(약 18조 원)에서 2025년 3,350억 달러(약 400조 원)로 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는 공유경제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대규모 실업, 가계 부채 증가, 정부 지출의 급감이 움츠러든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동차 등 소비재를 사는 대신 공유하도록 바꿨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바꿔 말하면 글로벌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한동안 공유경제는 탄탄대로를 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웹진 2월호에는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궁금하다면, 아래 사진을 클릭해보세요.

 

■ 그룹 웹진( 2019년 2월호 )

현대중공업그룹 웹진 매거진H 2월호 발간 읽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