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hhi 현대중공업 기업블로그

 

“
백서야~ 오랜만이야!
잘 지내지?

”

 

머리 속에는 없는데 휴대전화 속에는 용케 저장되어 있는 발신자의 이름을 떠올리기 위해, 10년도 더 된 추억을 되새김질합니다.

대학시절 딱 한 번 함께 수업을 들으며 알게 된 그 친구와의 인연! 아무래도 단순한 조별과제 잔혹사로는 끝나지 않을 모양입니다.

매주 남친이 아프다며 조모임에 얼굴 한 번 안 비추던 그녀는 살가운 안부인사와 함께 보낸 모바일 청첩장 속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과제 발표 당일, 아픈 남친과 놀이동산에서 찍은 SNS 사진 속 그때처럼요!!

 

 

관계의 경제학

또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봄의 도래를 알 수 있는 건 달콤한 봄바람과 얇아진 겉옷뿐이 아닙니다.

친구 친척 직장동료가 전해주는 봄의 청구서에 몸도 마음도 통장도 바빠집니다.

 

금쪽같은 주말, 적당히 점잖은 옷을 차려입고 신랑을 또는 신부를 만나러 갑니다. 해장에 그만인 갈비탕을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은 것도 잠시,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얼마를 내야 할까?’ 처음 해보는 일도 아닌데 매번 ATM 앞에서 서성이게 됩니다.

 

사람간의 관계를 금액으로 결정한다는 것이 내심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모든 봉투에 신사임당 두 분을 모실 여유가 없을뿐더러, 식장마다 갈비탕의 국물 맛이 다르듯 관계의 깊이도 서로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축의금 얼마씩들 내세요?

청첩장은 사회적 관계에 바탕을 둔 채무증서입니다. 그 관계라는 것이 다분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절친을 제외하면 보통 ‘친하면 10만원, 친하진 않지만 자주 보면 5만원, 안 친하고 볼 일도 없으면 3만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내가 더 내는지 덜 내는지 궁금하다면, 대한민국 평균을 한 번 살펴볼까요?

한 설문조사기관에서 20~50대 남녀 4,0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8년 한국의 하객들은 평균 6만400원의 축의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94년에 2만8천원, 2005년에 4만2천원이었으니 물가 상승률보다 축의금 봉투 두꺼워지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연령대별로 차이도 있는데요.

20대는 평균 5만5100원, 30대는 6만1700원, 40대는 5만9300원, 50대는 6만3800원을 냈습니다. 이는 30대가 보통 친구들이 결혼할 시기이고, 50대는 친구의 자녀가 결혼하는 시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얼마를 내야 할까요?

축의금 적정액을 묻는 질문에 설문 참여자들은 평균 5만4200원이라고 답했습니다.

앞서 말한 평균 축의금액인 6만400원보다 6천원 이상 적죠. 여기서 우리는 금액을 결정하는 요소가 친분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를 낼지 고민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죠. 그건 바로 명예와 시선 때문입니다.

 

축의금 액수가 법적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고 복잡다단한 인간관계를 금액으로 산출해주는 애플리케이션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명예와 시선은 개인의 선택사항일 뿐 언젠간 돌려받을 축의금이라면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만 내면 됩니다.

 

결혼은 축하 받는 자리지 ‘축하 봉투’를 받는 자리가 아닙니다. 결혼식장과 하객의 의미도 식당과 고객으로 변질돼서는 안 돼요. 예의를 차리는 것은 결코 어렵지 않습니다.

 

내 결혼식에 10만원을 낸 사람에게 5만원만 낸다거나, 3만원을 내고 10만원어치 식사를 하는 경우 등은 결혼식뿐 만이 아니라 모든 경조사에 해당하는 결례일 수 있습니다.

 

축하를 하러 가는 자리에 찜찜함을 남겨두고 오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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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의금 봉투 쓰는 법

요즘 결혼식장에는 축의금 봉투가 따로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 흰 봉투에 돈을 넣어 지인에게 부탁하는 경우도 왕왕 있죠. 이때 축의금 봉투에는 해당 면에 맞는 격식을 갖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