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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 마늘 국수? 단순한 게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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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5

- 알리오 올리오

 

‘오늘 뭐 먹지?’ 매일 식사 때마다 하는 고민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되겠지만 우리는 의외로 쉽게 결정을 못 내리는데요.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당기고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엉뚱한 음식을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이라는 것이 웃겨서 생각에 빠질수록 간단한 문제도 복잡하게 꼬아 버릴 수도 있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그냥 단순화시키는 게 최고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옛날부터 최고의 맛은 지미무미(至味無味)라고 한 만큼 특별한 맛이 없는 맛, 단순한 맛이 가장 맛있을 수 있습니다.

알리오올리오

심플하면서 그럴듯한 요리로 요즘 많이 먹는 이탈리아 스파게티, 알리오 올리오가 있습니다. 이름이 낯선 이탈리아 말이고 전문점에 가서 사 먹으면 국수 치고는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따지고 보면 이렇게 간단한 음식도 드문데요.

요리라는 말이 무색하게 올리브기름에 마늘 볶고 소금, 후추로 간해서 먹는 초간단 스파게티에요. 너무 심심하다 싶으면 매운 페페론치노 고추 넣어 풍미를 더하는 게 전부입니다. 알리오 올리오라는 이름도 외국 이름이어서 있어 보일 뿐, 우리말로 옮기면 그냥 올리브 마늘 국수입니다.

 

무슨 음식이 이렇게 단순할까 싶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가난한 마을에서 생겨난 음식이기 때문이에요. 그 유래에 대해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이야기 중 하나가 로마에서 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아브루초 지방에서 처음 생겼다는 것인데 이 고장은 중세 이래로 마늘만 심었던 지역입니다.

마을에 있는 것이라고는 마늘과 올리브가 전부였기에 가난한 지역 주민들이 있는 재료만 갖고 만들어 먹은 것이 마늘 국수, 알리오 올리오 스타게티였다고 하네요.

 

 

재료가 단순하고 조리법도 간단하니 맛도 별 볼일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의외로 스파게티에 마늘 향이 배어 맛이 독특했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재료의 맛에 집중하게 되니 몰랐던 맛의 진가를 발견할 수 있었고, 뜻밖의 호평을 받아 이탈리아 전역에 퍼졌습니다.

덕분에 재료라고는 조개 밖에 없는 나폴리 어촌 마을에서 생겨난 조개 국수, 봉골레 스파게티와 함께 단순하면서도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유명해졌어요. 가난한 산골마을이었던 아브루초 지방도 지금은 소득이 상당히 높은 지역으로 변했습니다.

봉골레

알리오 올리오가 가난한 마을에서 먹던 초간단 요리라고 쉽게 볼 것만은 아닙니다. 간단한 만큼 전문 셰프들이 가장 만들기 어려워하는 요리라고 합니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어렵기에 제대로 된 맛을 내기가 그만큼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 요리를 배울 때 제대로 된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면 스파게티 요리를 마스터한 것과 다름없다는 말까지 있습니다.

 

참고로 이런 간단한 스파게티를 먹을 때는 맛있게 먹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옛 할리우드 스타 소피아 로렌이 한 말인데 스파게티는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듯 먹어야 제 맛이라는 것이죠.

그러고 보면 먹는 방법도 단순한 게 최고입니다. 값비싼 요리를 먹을 때처럼 격식 차려 포크에 돌돌 마느라 애쓸 것 없이 잔치국수 먹듯 후루룩 먹는 게 제일 맛있게 먹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 글: 윤덕노(음식 평론가)
- 그림: 청운(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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