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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INSIDE - [재미있는 배 이야기 8] 배에도 체급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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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5

‘항로에 따라, 크기에 따라’ 선박을 부르는 다양한 방법!

 

자동차의 크기는 배기량(CC)으로 정한다. 그럼 배의 크기는 어떻게 구분할까?

권투경기에서 선수의 체중에 따라 플라이급, 미들급, 헤비급 등으로 체급을 정하듯이, 배는 투입되는 특정 항로에 따라 크기(size)를 나타내는 용어를 별도로 붙이고 있는데, 벌크선과 유조선이 대표적이다.

 

 

투입 항로에 따라 이름 달라져

곡물, 석탄, 철광석 등 포장하지 않고 입자 형태의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을 ‘벌크(Bulk)선’ 또는 ‘살물(撒物)선’이라고 하는데, 사이즈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핸디사이즈(Handy-size)' 흘수(吃水/ 선체가 물에 잠기는 깊이)가 얕고 하역시설이 불충분한 세계 어느 항구에도 입항할 수 있는 편리한 선형으로 1만5천~4만5천톤(DWT)급 벌크선이다.

 

‘핸디’보다 큰 6만~7만5천톤급의 파나막스(Panamax)'는 파나마운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벌크선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운하는 폭이 32.3미터. 때문에 선폭(船幅)도 32.2미터, 최대 흘수 12.4미터를 넘기면 안된다.

 

벌크선 중 대형급인 케이프사이즈(Cape-size)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석탄 수출항 리차드베이(Richards Bay)에 입항 가능한 10만~18만톤급 선형을 말한다. 남아메리카 남단의 케이프혼(Cape Horn)과 아프리카 남단의 케이프 오브 굿호프(Cape of Good Hope)를 지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Tanker)은 어떨까?

수에즈막스(Suezmax)'는 13만~15만톤급으로,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선형. 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최대 폭은 64미터다.

 

‘아프라막스(Aframax)'는 아프리카산 원유를 운송하는데 가장 적합한 선박이라고 붙여진 이름이다. 가장 수요가 많은 7만9천999톤급을 말하는데, 현재는 9만5천톤급까지 폭넓게 사용한다.

 

이밖에 23만~30만톤급 유조선을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 30만톤 이상의 탱커를 ULCC(Ultra Large Crude oil Carrier)로 지칭한다.

 

 

선적 화물의 양에 따라 구분하기도

항로에 따른 크기 구분 외에 어떤 화물을 싣느냐에 따라 선박의 크기 단위는 제각기 다르다.

 

앞서 언급한 벌크선, 유조선 등 일반 화물선은 톤수로 정하는데, 보편적인 것이 ‘재화중량톤(DWT/ Dead Weight Tonnage)이라고 해서 선박에 적재할 수 있는 모든 화물의 중량을 말한다. 예컨대 30만톤급 유조선이라고 하면 원유와 선원, 식량 등 배에 실리는 화물의 총 중량을 일컫는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TEU'라 해서 20피트(6.096M) 짜리 컨테이너를 몇 개나 실을 수 있느냐로 크기가 정해진다. 1만TEU급 컨테이너선이라면 컨테이너 1만개. 여기에는 29인치 TV 150만대를 한번에 실을 수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 종류를 싣는 배는 부피 단위인 입방미터(㎥)를 쓴다. 20만㎥급 LNG선이 한 번에 실어오는 가스양은 110만 울산시민이 1년간 쓸 수 있는 양이다.

 

세계를 누비며 엄청난 물자를 실어 나르는 이런 배가 없었다면 지금의 윤택한 생활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글: 조용수 상무보(문화부문) / 편집: 현대중공업 기업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