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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INSIDE - [재미있는 배 이야기13] 선박의 속도는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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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7

 

화물에 따라 배의 속도도 다르다!

 

선박은 그 용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속도의 차이가 있다.

일반 상선 중에서 가장 느린 편에 속하는 원유운반선(탱커/Tanker)과 살물선(벌커/Bulker)의 속도는 15~16노트(knot/시속 28∼30km)다. 반면, 컨테이너선이나 자동차운반선은 평균 24~26노트(시속 44∼48km)의 상당히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모든 선박을 빠르게 설계하면 될텐데, 왜 선종별로 속도 차이를 둘까?

 

원유운반선(Tanker)은 원유를, 살물선(Bulker)은 곡물이나 석탄, 철광석 등을 운송하는 선박이다. 이들 화물은 모두 가공되지 않은 화물, 즉 원자재(原資材)다.

원자재는 시간의 제약이 없이 정해진 항로(원산지∼수입국)에서만 운항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빠른 속도가 필요치 않다.

 

이에 반해 전자제품, 식료품, 각종 부품류를 운송하는 컨테이너선자동차운반선은 부가가치가 높은 가공화물을 세계 곳곳의 항구로 정해진 기간 내에 운송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곧 돈이다.

 

배는 물이라는 유체(流體)를 헤치고 가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마찰저항을 받게 되는데, 10노트를 가속할 경우 물의 저항은 3배로 늘어나고, 속력의 3제곱에 비례하는 연료량은 8배가 늘어난다.

32만톤의 원유를 싣고 16노트로 달리는 초대형 탱커의 하루 연료(중유) 소모량이 111톤인데 비해, 10만톤의 컨테이너를 싣고 26노트로 달릴 수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8천500TEU)의 연료 소모량은 원유운반선의 갑절이 넘는 245톤이나 된다.

선박의 총 운항비용 중 연료비 비율이 50~60%나 되고, 속도는 연료비와 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선박 건조에 있어 속도 설계는 곧 경제성과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도 비교적 빠른 20노트(시속 37km)로 설계되는데, 이는 영하 163도의 극저온으로 액화(液化)된 LNG가 운송 중에 자연 기화(氣化)로 인한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함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배는 무엇일까?

미국의 첩보위성은 1976년 카스피해(Caspian Sea)에서 구(舊) 소련이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위그선(WIG / Wing in Ground Effect Ship)이 물 위에 떠서 297노트(시속 550km)로 달린 것을 포착했다.

우리나라도 2002년 해양연구소에서 해면 2미터 위에서 65노트(시속 120km)를 달릴 수 있는 최초의 위그선 ‘갈매기호’를 만든 적 있으며, 최근에는 최대 시속 150노트(시속280km)의 위그선도 개발됐다.

 

그렇다면 배의 속도 단위를 ‘킬로미터(km)'로 표기하지 않고 노트(knot)'를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배의 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것은 자동차나 비행기가 발명되기 전인 16세기부터라고 한다.

초기 배의 속도를 잴 때는 배 뒤쪽에 삼각형의 나무 조각을 끈으로 매달아 흘려보내면서 그 끈에 28피트(8.5m)마다 매듭을 짓고, 28초 동안 풀려나간 매듭을 세어 배의 속력을 쟀는데, 그 매듭을 ‘노트(knot)'라 했다.

1노트는 1시간에 1해리(1.852km)를 가는 속도다. 노트에 1.852를 곱하면 시속으로 계산된다.

 

글: 조용수 상무보(문화부문) / 편집: 기업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