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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INSIDE - 북극해 항로 달리는 현대중공업 쇄빙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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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 물류혁명을 꿈꾸다!

 

북국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Robert Edwin Peary, 1856-1920). 그는 1856년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지리학과 측량학을 전공했습니다.

30세 무렵 여름휴가차 떠난 그린란드(Greenland) 여행에서 그는, 얼음 위를 걸어 북극점에 가보고 싶다는 일생일대의 꿈을 가지게 되었죠.

지주의 최북단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얼음으로 뒤덮인 곳입니다. 1891년 피어리는 그린란드에 기지를 세우고 그린란드를 북상하여 여러 차례 북극 탐험을 시도했어요.

탐험 중 동상에 걸려 발가락 일곱 개를 자르고, 건강이 쇠약해져 탐험가로서의 생명이 끝났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시련 속에서도 ‘인간은 어떠한 고통에도 익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어요.

1908년, 피어리는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북극점 정복에 도전하지만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1909년 4월 6일 오전 10시, 또다시 도전한 원정에서 마침내 그는 북극점에 도달했어요.

피어리는 아내가 만들어 준 국기와 함께 15년의 극지탐험 동안 가지고 다녔던 국기를 지구의 정상에 꽂았습니다.

피어리가 북극을 탐험한 지 약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인간은 북극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북극해 항로를 개척해 새로운 선박 수송로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북극해 항로를 운항할 수 있는 쇄빙상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죠. 그렇다면, 쇄빙상선의 시장 현황과 현대중공업이 연구개발 중인 쇄빙상선 특징에 대해 알아볼까요?

 

 

현실로 다가온 북극해 운항
북극해 항로(NSR, Northern Sea Route)는 러시아 북쪽 북극해 연안을 따라 서쪽의 무르만스크에서 동쪽의 베링해협까지 연결하는 약 2천900마일 해상 수송로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입니다.

최근에는 북극항로가 기존의 수에즈운하 통과 항로를 대체하며, 수송거리와 수송 소요시간 단축이 가능해졌어요.

일본 요코하마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의 거리를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로 선택할 때 1만 1천73마일인데 북극해 항로를 이용할 경우 6천920마일로 수송거리는 42% 단축됩니다.

유라시아 대륙 해안선을 따라가는 북국해 항로는 얼음이 비교적 약한 해역을 골라 많은 섬들 사이의 좁은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에 매년 빙상상태에 따라 여러 개의 항로가 존재합니다.

일반적인 최저수심은 20 미터 내외로 비교적 얕은 편이고, 몇몇 지역은 수심이 15 미터도 되지 않아요.

특히 북극해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 해안에 넓게 발달한 수심 200미터 이내 대륙붕 지역은 석유나 천연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곳으로 현재 러시아, 미국, 캐나다의 극지 자원개발이 활발합니다.

북극항로 지도

 

북극해 항로는 연중 상당한 기간 얼음으로 덮여 있습니다. 카라해 동쪽 부분은 빙상 상태가 열악하여 쇄빙 능력을 갖추지 않은 일반 상선의 단독 운항이 어렵죠.

따라서 북극항로를 통한 수송은 ‘쇄빙상선’이라는 새로운 선박의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구온난화를 계기로 북극의 얼음이 감소하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연중 수송 가능한 항로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쇄빙상선이란 저온과 얼음에 대한 특수한 기술과 장비를 갖춘 선박인데요. 최근에는 약 2미터 평탄빙(level ice, 얼음 두께가 일정한 가상의 빙판)을 독자적으로 쇄빙할 수 있는 선박도 등장했습니다.

흔히 쇄빙 능력을 논할 때는 얼마 두께의 평탄빙을 깰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수준의 상선 건조능력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선종인 쇄빙상선에 대한 새로운 시장도 창출해왔습니다.

앞으로 쇄빙선박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조만간 극지 자원 개발과 극지용 해양구조물 건조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쇄빙선박 제품 개발과 추진장치 연구

극지 자원 개발과 북극해 항로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쇄빙상선 시장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쇄빙상선 시장 진입을 목표로 2010년부터 쇄빙 철광석 운반선, 쇄빙 천연가스운반선, 쇄빙 컨테이너 운반선 등 다수의 선박을 개발해왔습니다.

어떠한 쇄빙상선이든 설계와 건조가 가능하도록 기술 역량을 키워왔고, 현재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죠.

북극해 모습

 

최근에는 러시아 야말반도 근처의 천연가스를 유럽 또는 아시아로 연중 수송하기 위한 쇄빙 천연가스운반선 개발에 나섰습니다.

이 선박에는 특수 추진장치 ‘포드(POD, 전기 추진시스템)’가 장착돼 선수 쇄빙뿐 아니라 선미 쇄빙도 가능하고, 영하 50도의 기온과 폭풍이 몰아치는 북극에서의 혹한에도 약 2미터의 평탄빙을 깰 수 있도록 설계됐어요.

쇄빙상선은 혹독한 외부환경에도 선박에 장착된 장비가 잘 작동되도록 밸러스트(ballast) 시스템 내 가열 시스템, 갑판 위 제빙 시스템, 파이프 단열 보온을 위한 결빙 방지 시스템 등 동절기 적응(winterization)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현대중공업은 쇄빙상선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쇄빙상선에서 활용되는 추진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쇄빙상선은 얼음이 없는 일반 해상과 얼음으로 가득 찬 빙해, 이 두 가지 환경에서 모두 운항이 가능하도록 POD와 CPP(Controllable Pitch Propeller, 가변형 피치 프로펠러) 등의 특수 추진시스템이 장착됩니다.

CPP는 날개의 피치를 자유롭게 변화시켜 원하는 위치에 기계적으로 고정할 수 있는 프로펠러를 말하는데요. 이 추진시스템의 변화에 따라 선박의 운항 특성과 성능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연구의 핵심입니다.

또한, 쇄빙 성능 평가를 위한 모형시험과 빙 저항 추정 등 다양한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어요.

 

쇄빙상선 시장 진입을 위한 현대중공업의 노력은 북극점 도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달려온 피어리의 도전과 닮았습니다. 조만간 현대중공업의 쇄빙상선이 북극항로를 달리는 광경을 상상해보아요.

 

※ 이 포스트는 현대중공업 박경덕 책임연구원(선박성능연구실)의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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