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HI INSIDE - [이달의 역사]인공태양 KSTAR 첫 운전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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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7-21
- 국제핵융합실험로 첫 단추
태양이 뜨거운 여름입니다. 두 개의 태양이 떠오른다면 지구는 더욱 뜨겁게 달궈지겠지만, 새롭게 만들어지는 인공태양은 우리 미래를 밝혀 줄 무한 청정에너지원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바닷물에서도 쉽게 추출할 수 있는 수소를 이용해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수 있는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KSTAR'를 소개하고자 해요.
미래를 밝히는 무한 청정에너지원, 인공태양 ‘KSTAR’
2008년 7월 15일 우리나라에 두 개의 태양이 떠올랐어요. 하늘에 떠있는 태양과 함께 대전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위치한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 Korean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일명 ‘인공태양’이 처음 불을 밝힌 것입니다.
지름 10미터, 높이 6미터의 도넛 형상의 KSTAR는 이날 1천만도(̊ C)의 플라즈마(고체·액체·기체를 뛰어넘는 상태)를 발생시키고 이 상태를 0.3초 동안 유지하는데 성공했어요. 이후,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 2017년에는 72초간 유지시켰죠.
2019년 2월에는 세계 최초로 1억도 이상의 플라즈마를 1.5초간 유지했으며, 2020년 3월에는 8초 이상 유지하는데 성공했어요. 앞으로 2025년까지 300초 유지를 목표로 연구 중입니다.
핵융합로는 흔히 인공태양이라 불리는데요. 핵융합 반응 시 진공용기는 태양의 표면 온도보다 높은 섭씨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둘 수 있어야 하고, 외부는 영하 269도의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야 하는 고난이도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특히, 핵융합은 태양의 내부와 같은 극한 환경(초고온 플라즈마)에서 3중수소와 중수소 두 개의 원자핵이 합쳐지면서 막대한 에너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수소는 바닷물에서 바로 얻을 수 있어 사실상 미래 무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죠. 또한 우라늄을 쓰는 핵분열 장치와는 달리 방사능 물질도 거의 없습니다.
‘인공태양’ 주요 장치, 우리 손으로 제작
현대중공업은 2004년 6월 KSTAR의 핵심설비인 대형 초고진공 용기와 극저온용기, 초전도 자석구조물을 제작해 국가핵융합연구소에 성공적으로 납품을 완료했어요. 진공용기는 KSTAR의 주요 장치로 핵융합로의 가장 안쪽에 위치하며,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고진공 환경을 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핵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차폐하는 방사선 1차 방호벽 역할과 블랑켓, 디버터 등 핵융합로의 주요 내벽 부품들을 고정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어 핵융합로의 필수장치에요.
현대중공업 플랜트사업본부는 1999년 7월 KSTAR의 엔지니어링 설계 착수에 이어, 2002년 12월 주기기 계약을 체결한 이후, 5년 만에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주 장치들은 극고온과 극저온, 초고진공 등을 견디고, 모든 장치들은 영하 196도의 극저온에서도 가동돼야 하는 등 수많은 난관이 있었죠.
특히 진공용기는 특수 스테인리스 강 소재의 이중격벽 구조물로, 복잡한 3차원 형상과 이중벽 구조를 정밀하게 제작해야 돼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죠. 또 완벽한 진공상태를 구현해야 되기 때문에 제작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초고난이도의 KSTAR를 제작하기 위해 플랜트사업본부와 산업기술연구소 용접연구실, 기계전기연구소 지능기계연구실 등은 모든 역량을 집중시켰어요.
여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구, 설계, 생산 분야의 많은 사우들은 구조설계, 각종 해석, 운전 시 안정성 여부 평가 등에 대한 공학설계와 지난 40여 년간 축적한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제작 기술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KSTAR 프로젝트를 통해 무결함 용접기술과 변형제어기술, 초고진공 유지를 위한 표면처리 및 세정기술, 정밀공차 준수를 위한 3차원 성형기술, 3차원 측정기술 및 정밀 대형제관기술, 헬륨누설시험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KSTAR에 이어, ‘ITER'까지 제작
핵융합 분야에서 걸음마 수준이었던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범국가적 사업인 KSTAR 개발에 뛰어들어 개념 설계에 착수한 지 12년 만인 2007년 9월 이 장치를 완공했어요.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러시아, 일본, EU(유럽연합)가 주도해 연구개발 중이었던 ITER(국제핵융합실험로)프로젝트에 중간 진입해 선진 핵융합 개발국들과 동등한 위치를 차지하는 한편, 오히려 국제 핵융합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ITER 프로젝트는 선진 핵융합 개발국들이 화석 연료의 고갈 위험과 환경 문제에 대비해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최종 증명하고자 프랑스 카다라쉬에 국제핵융합실험로를 공동 건설하는 초대형 국제협력 연구개발 사업입니다.
초기 멤버는 미국, 러시아, EU, 일본 4개국이었지만, 중국, 우리나라에 이어 인도가 합류하면서 현재 총 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사업은 당시 해외 유수 과학자들도 사업의 성공에 대해 난색을 표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개발한 KSTAR의 기술력은 세계의 평가와 시선을 돌리기에 충분했으며, KSTAR가 ITER의 표준모델로 채택되면서 ITER 개발국인 미국, EU,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 연구 참여비를 내고 KSTAR 운영사업에 참여하게 만드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어요.
현대중공업은 2010년 1월 KSTAR 제작 경험을 살려 ITER의 핵심설비인 진공용기 섹터 9개 중 한국의 분담분인 2개를 수주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제작과정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6년 7월 ITER국제기구로부터 EU 분담분 7개중 2개를 추가로 수주하는 성과를 이루었고요. 나머지 섹터 5개는 EU의 전문업체들이 나눠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이 맡은 첫 번째 진공용기(6번 섹터)가 완성돼 모습을 드러냈어요. 이 섹터는 최근 최종 검수와 마무리 랩핑 작업을 거쳐 납품됐으며, 오는 8월 프랑스 카다라슈에 도착하면 본격적으로 ITER의 조립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래요.
현대중공업 사우들의 수많은 땀방울이 담긴 인공태양 ‘ITER'의 주요 장치들이 완벽한 품질로 모두 완성돼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불을 밝히길 기대해봅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웹진의 다른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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