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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사람들 - 건조 취부 한 우물 협력사 취부기술 향상 현장에서 해결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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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7

- 건조 취부 분야의 기술 지도 및 자문을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 최종원 기감

기술을 배우게 된 계기?

제 고향 울산 성내는 바다 고기가 흔하던 곳이었습니다. 부친께서는 수산물 도매업으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셨습니다.

한번은 고기를 한 차 가득 싣고 외지로 이송하던 중 차가 고장이 나 고기가 모두 상해 버렸고, 손실이 커 장사가 망했다고 합니다.

가세는 기울었는데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17살의 나이에 모친과 어린 여동생을 먹여 살려야 하는 집의 가장이 됐습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밥벌이를 하러 일자리를 찾아 다녔습니다. 임시로 현대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견습 생활도 하고, 건설 현장에서도 일했습니다.

그러다 1978년 현대중공업에서 생산기술직 공채를 뽑는다고 해, 지원을 하여 취부사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입사하여 40년간 건조부에서만 근무했습니다. 그동안 해결한 크고 작은 돌관 작업이 합쳐서 100건은 족히 넘을 것 같습니다.

취부 작업 및 공정 문제로 돌관 작업이 필요할 때는 항상 그 중심에 있었습니다. 작업이 무사히 마무리 됐을 때의 성취감이 저를 다시 뛰게 했죠. 그 중에서도 2014년 선박의 엔진룸 화재 사고가 기억에 남습니다.

2014년 11월의 밤이었습니다. 1안벽에 접안 중이던 2698호선(1만9천TEU급, 컨테이너운반선)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엔진룸 전체가 불타고 찌그러져서 철판의 절반 이상을 바꿔야 했습니다.

당시 상무님과 부서장님이 저를 믿고 이 선박을 맡겨 주셔서 어디를 어떻게 자를지, 자른 부분을 어떻게 들어 낼지, 또 새로운 블록은 어떻게 반입할 것인지 수일을 고민했습니다. 엔진룸 현장을 수십 차례 돌고 또 돌아 방법을 찾고 밤낮 없이 작업하여 2015년 3월, 불가능 할 것처럼 보였던 날짜에 배가 출항했습니다. 멀리 떠나가는 배를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오래 마음에 남네요.

 

지금 하는 업무는?

협력사 취부 기술 지도를 맡아 현장을 돌며 착수 전 블록의 예상되는 문제점을 미리 발견하고 해결책을 해당 협력사에 알려줘 이중 작업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도하고 있는 협력사는 ‘명인기업’인데, 올해 3월부터 기술 자문을 시작한 회사입니다. 관심과 지도가 더욱 필요한 만큼 매일 아침 우경수, 김만규 자문과 같이 현장을 돌며 문제점을 의논하고 최선의 해결방안을 협력사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만의 업무 비결?

용접을 쉽고 원활하게 작업하기 위해서는 취부가 잘되어야 합니다. 취부가 잘되어야 배 길이나 폭이 도면대로 제작되니 어쩌면 건조 취부 작업이 배 전체의 모양을 결정하는 중요한 업무라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취부가 잘못되면, 배의 중심이 틀어지고 운항 중에 한쪽으로 틀어져서 엉뚱한 방향으로 운항할 수도 있으니까요.

부끄럽지만 취부 공정에서는 자타공인 능력자로서 제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면, 취부는 오작을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게 중요합니다.

코앞에서 문제를 찾기보다는 전체적인 형태와 문제점을 관조하여 원인을 찾고, 그 원인에 따른 해결책을 찾는 게 제 원칙입니다.

 

당신에게 현대중공업이란?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돈을 벌어 청년으로 성장하고 살아갈 거처를 마련하고 결혼하고 또 자식까지 낳아 키웠습니다. 40년 동안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돈 걱정 않고 아끼면서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그런 만큼 회사는 내 인생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중공업이 지난 50년간 그래왔듯 앞으로 50년도 번창했으면 합니다.

중졸 학력으로 입사해서 기술지도사원으로 활동하기까지는 제 노력도 있겠지만 주변의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일처럼 물심 양면으로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40여년 이상을 오로지 회사 일에만 몰두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래서 퇴직 후에는 평생을 아침, 저녁 챙겨주며 말없이 도와준 고마운 부인과 함께 자연을 벗삼아 공기 좋고 물 맑은 곳 을 찾아 다니며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

캠핑카도 1대 준비했고 온산 강양리에 전원 주택도 하나 마련해 두었으니, 이제 남은 여생을 부인과 즐겁게 보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