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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19

- 의장·전장 분야의 기술지도 및 자문을 맡고 있는 현대중공업 황재철 기감

간단한 자기소개?

1979년 2월 기장부로 입사해 2019년 의장5부에서 퇴직한 황재철 기감입니다. 엔진룸 철의장품과 배관을 설치하는 기장관철 작업만 40여년을 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입사 계기?

제가 어렸을 땐 모두가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월남과 중동국가에서 돈 많이 벌어 왔다며 잔치하던 동네삼촌들이 어찌나 부러웠던지…. 4남매 중 맏이였던 저는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마침 현대중공업에 들어가면 외국도 나가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해 입사하게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최고로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아직도 옛 동료들과 모이면 BP사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건조 시절을 회상합니다. 처음 하는 작업이라 팀원 모두 휴일도 반납하고 밤낮을 업무에 매달려야만 했습니다.

함께 고생한 만큼 동지애가 더욱 끈끈해졌죠. 무사히 선주사에 인도하던 날 우리는 밤새 술잔을 기울이며 “만세”를 외쳤습니다. 당시 함께 했던 동료들이 팀장도 달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 제가 다 뿌듯합니다.

 

퇴직 후 삶은?

가장 먼저 남편 뒷바라지에 힘써온 집사람과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빈말이 돼 버렸네요. 혼자 공부해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땄고, 몇 해전 사둔 텃밭을 아지트 삼아 지냈습니다.

 

기술지도사원 참여 이유?

지난 40여년 동안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며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현장에 직접 전수하고 싶었습니다. 재입사 후 첫 출근 날, 집사람은 “회사가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해 다시 찾아준 만큼, 마지막 열정을 모두 쏟아 붓고 오라”며 응원해 줬습니다.

 

현재 맡고 있는 업무?

현대중공업에서 기관실 관철작업을 담당하는 협력사가 서너 곳 됩니다. 재입사 후 약 5개월 동안 우신기업의 조장 세 분에게 기술을 가르쳤습니다.

이후 나드마린사에서 6개월간 기술 컨설팅을 진행했으며, 지금은 동료인 조현주 기감과 함께 의장2부 소속 (주)호성에서 유능한 조장 네 분에게 지도하고 있습니다.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해 기술적인 조언을 하고, 이중 작업 방지 및 능률향상을 위한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습니다.

앞서 나드마린사의 감독자와 직원들을 지도하면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다른 협력사보다 젊고, 배움의 속도도 빨랐기 때문입니다.

특히 2주에 한 번꼴로 대표와 감독자들이 퇴근 후 모여 휴먼 에러(Human Error)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등 적극적인 변화 의지를 보일 때면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어려운 점은 없는지?

협력사 직원들은 일이 많아 기술 교육을 위한 별도의 시간을 내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직도 빈번하고, 작업자마다 본인의 특성이 있는 만큼 괜히 간섭하는 것 같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 보고 부대끼다 보니 이제는 제 말을 잘 따라주고, 먼저 찾아주기도 해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업무 비결?

의장 작업은 작업 위치와 시기에 따라 작업량과 난이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호선 작업 전 선주 동향과 선박의 특이사항을 팀원들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블록 하나하나의 문제점을 선행작업 때부터 관리하면서 진행상황을 설계 담당자 및 관리자, 팀원들이 함께 공유한다면 작업계획 수립과 인력 배치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둔 뒤 블록의 흐름을 지켜보면서 가장 편하고 좋은 위치에서 작업하는 것이 제 업무 비결입니다.

 

앞으로의 목표?

회사 내 기장관철 관련 자료가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작나기 쉽고, 헷갈리고, 설계 표준이 바뀐 것들을 간략하게 정리해 후배들과 협력사에 교육 자료로 나눠주려고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현재 조성 중인 텃밭에 아지트를 만들어 가족과 옛 동료, 지인들이 현대중공업에서의 추억들을 두고두고 회상하며 편히 쉬다 갈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저는 현대중공업에 다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으쓱해질 때가 많습니다. 지금은 여러모로 현장 분위기가 다소 처져 있지만, 곧 상황이 좋아지면 예전처럼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최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배를 공정에 맞춰 제 날짜에 인도하는 것을 볼 때면 후배님들의 저력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저력이 있는 한 현대중공업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