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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5

- 미래의 발전장치인 ‘ITER(국제핵융합실험로)’의 진공용기 마무리 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ITER공사부 정도관리팀

0.1㎜ 차이도 허용하지 않아

현대중공업 조선해양사업부는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진공용기 섹터 4개와 관련 포트(진공용기 본체와 저온용기를 연결하는 구조물) 51개, TF 자석구조물 9기 등 ITER 핵심 설비들을 잇달아 수주했으며, 현재 진공용기 섹터 2개와 포트 18개, TF자석 구조물 9기를 현지에 차례로 공급했어요.

지난 11월 중순, 대조립2공장에서는 진공용기 섹터 8번에 대한 정도관리가 한창이었어요. 정도관리팀은 3차원 레이저 트랙커(Laser Tracker)와 스캐너(Scanner)라는 측정 장비를 통해 조립 부품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허용 오차를 조정하는데 여념이 없었죠.

이들은 진공용기 섹터에서 머리카락 굵기인 0.1㎜까지도 측정하는 등 그야말로 상상 이상으로 정도(精度)를 관리했어요. 총 9개의 섹터가 서로 조립했을 때 둥근 도넛 모양으로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해 각 공정마다 꼼꼼한 오차 조정은 필수였죠.

고민철 팀장(39세)은 “진공용기는 60~100㎜ 두께에 달하고 용접재료(특수 스테인리스강)도 일반 강재보다 열에 의한 ‘용접 변형’을 더 크게 일으켜, 더욱 철저한 정도관리가 요구된다”고 말했어요.

진공용기는 ITER에서 핵융합반응에 따른 플라즈마(기체에 고온을 가하면서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고 전기적으로 중성을 띠는 물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공간이에요. 1억도(℃)이상의 초고온, 초고진공 상태 등을 견뎌야 해 초정밀 가공·용접이 요구돼요.

조선해양사업부는 세밀한 정도관리를 통해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첫 번째 섹터(6번)를 ITER국제기구에 공급했고, 올해 6월 두 번째 섹터(1번)도 완성하며 불가능해 보였던 초대형 진공용기 완성에 더욱 다가섰어요.

기술력, 겉으로 판단하지 말자

ITER 사업 초기 정도관리는 외부 전문회사를 통해 검사 중에 이뤄졌어요. 하지만 가공 단계부터 오차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ITER국제기구의 요구에 따라, 조선해양사업부는 지난 2016년 자체적인 정도관리팀을 발족했어요.

13명으로 구성된 정도관리팀은 가공라인 기준점 마킹, 취부, 성형 곡직, 블록 조립 등 주요 공정마다 투입돼 정밀함을 높이고 있어요. 모니터와 측정기를 들고 있는 겉모습만 봐서는 쉬운 일처럼 여겨지는데, 고도의 집중력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 정도관리죠.

차폐 블록과 각종 코일, 진단장치 등 내벽 부품의 제작치수를 확인할 때는 최소 반나절 동안 정도관리에만 매달린다고. 류승인 사우(23세)는 “도중에 측정을 멈추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조차 잊고 일할 때가 많다”며, “구성품 하나하나를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다른 부품과 잘 맞물리도록 허용 오차를 조정하는 노력이 상당하다”고 말했어요.

정도관리팀은 용접, 취부 등 각 생산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며 일과 이후에 직무능력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회식보다는 학원에서 만나 함께 공부하는 일이 많을 정도죠. 그 결과, 이정실 기원(44세)이 올해 용접과 에너지관리를 추가 취득하며 기능장 4관왕(기계가공, 배관, 용접, 에너지관리)에 올랐고, 다른 3명의 팀원들도 기능장을 보유하고 있어요.

심충석 기원(42세)도 배관, 에너지관리 기능장에 이어, 올해 산업안전기사와 산업안전 산업기사를 취득하는 등 자기계발에 끊임없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어요.

또 고민철 팀장은 중량물 받침대 지지대, 공작물 보강재 집게 등 5건의 지식재산권을 출원하고 품질·공정 개선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우수숙련기술자에 선정됐으며, 활발한 기술 전수를 통해 아버지(고윤열 기감, 2018년 정년퇴직)에 이은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하고 있어요.

실력도 팀워크도 으뜸

정도관리팀은 서로를 직급 대신 형·동생으로 부르고, 격식 없는 대화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어요. 아울러 서바이벌 게임, 래프팅 등 이색 단합대회를 자주 열고, 평소 풋살, 마라톤으로 끈끈한 팀워크를 다져 다른 팀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어요.

이들은 공정률과 품질, 안전 등 다방면으로도 우수한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3분기 ‘조선해양사업부 우수팀’에 선정되기도 했죠.

내년에 진공용기 섹터 2개가 추가로 완성되고 오는 2023년이면 현대중공업에서 모든 ITER 공사가 마무리돼요. 정도관리팀은 지난 10여년간 노하우가 축적된 ‘제관구조물 3차원 측정기술’을 사내 핵심기술로 등재해 후배에게 전수하고 있죠. 프로젝트가 종료돼도 기술 명맥은 이어져야 한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에요.

자신의 손에 미래 발전설비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데 큰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는 정도관리팀. 안전하고 무한한 에너지, ITER의 시대를 여는 그날까지 정도관리팀의 활약은 계속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