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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사람들 - 최고 기능인 꿈꾸는 현대중공업 여성 용접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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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4

섬세함·집중력 필요한 용접, "여성에 딱!"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용접실습장.

쉬는 시간이 되자 무거웠던 공기가 한 순간에 왁자지껄해집니다. 용접봉에 온 신경을 집중하던 교육생들도 땀으로 가득한 용접 마스크를 벗고 잠시 휴식에 나서죠.

장난기 넘치는 남성 교육생들 뒤로, 하나 여성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교육장을 나서는 여성은 모두 15명. 기술교육원에서 이렇게 많은 여성이 동시에 교육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섬세함으로 품질·생산성 향상에 기여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은 여성 용접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여성 기술연수생 모집에 나섰습니다. 특히 기술 교육과 재취업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경력 단절 여성과 다문화 가정 여성을 주로 모집했는데요.

이들 여성 용접사들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6주간 자동화 용접 교육을 받고 있는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여성 교육생이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기술교육원에서 여성 교육생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일반 교육생 모집에 지원해 남성 교육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았던 여성이 기수별로 1~2명 정도는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여성 교육생만을 따로 모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이는 현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 용접사들의 성실한 근무 태도가 반영된 결과라고 하는데요. 회사가 여성 용접사 양성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배경을 좀 더 알아보고 갈까요?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여성 용접사는 총 330여명(협력회사 포함)입니다.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힘이 부족한 여성 용접사들은 중량물 작업이나 고소(高所) 작업에는 어려움이 있죠. 하지만 남다른 섬세함과 침착함으로 품질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공장 내 정리정돈 활동에 앞장서고, 부서 내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하는 등 여성 용접사들은 작업장 안팎에서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습니다.

 

각기 각색 15명, “도전하길 잘했어요”, “힘들긴 하지만 재밌어요”

기술교육원에 모인 15명의 교육생은 20세부터 47세까지 나이도 모두 다르고, 한국, 베트남, 페루 등 국적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수업이 시작되면 모두가 선생님의 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무섭게 집중하는 욕심 많은 학생이 되는데요. 이들과 만난 날은 마침 미국선급협회(ABS)가 부여하는 태그용접사(FCAW-Q4)시험을 하루 앞둔 날이어서 그런지 교육생들이 더욱 의욕이 넘쳤습니다.

 

뜨거운 용접 불꽃을 보며 실습을 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다들 싱글벙글 웃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들이 여성 용접사에 도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많이 도전하는 분야가 아니다 보니, 지원을 결심했을 때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힌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는데요.

최야니나 씨(28세, 페루)는 이제 막 10개월과 두 돌이 지난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두고 도전에 나선다고 했을 때 남편과 시어머니의 반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녀는 현대중공업 여성 기술연수생 모집을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해 가족들을 설득했고, 지금은 가족들도 그녀의 열정을 이해하며, 한마음으로 그녀를 응원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남성의 분야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잠시…

용접은 거칠기보단 섬세함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혼’을 담아야 하는 일

교육생들은 “하면 할수록 더 잘 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 재미도 느껴진다”며, “도전하길 잘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들의 담임을 맡고 있는 황성식 교사(33세, 기술교육원)는 “여성 교육생들은 남성 교육생들에 비해 꼼꼼한 것이 장점”이라며, “배우고자 하는 의욕도 높고, 한 번 모르는 내용은 알 때까지 계속 질문해 알아내고야 마는 끈기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화기애애~ 반 분위기도 최고!

이들은 최연소 교육생부터 최고령까지 27년의 차이가 나지만 ‘언니’, ‘동생’하며 서로를 살뜰히 챙기고 있습니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동료들은 모두가 수업 내용을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놓친 부분은 꼼꼼하게 설명해주며 학습에 어려움이 없도록 돕고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이들의 설레는 발걸음

새롭게 시작한 이들의 ‘꿈’을 물어봤습니다.

김나경 씨(28세, 베트남)는 “‘기술’에는 국경이 없는 만큼 열심히 배워서 ‘외국인’이 아닌 ‘기술자’로 한국에서 인정받는 게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배현경 씨(47세)는 현장에서 인정받고,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직원이 되고 싶다”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으면서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들은 2월 5일 교육을 마친 뒤, 조선사업본부 소속 협력회사로 취업하게 되며, 그곳에서 역량을 키운 뒤 현대중공업 입사에도 도전하게 될 것입니다.

설렘과 열정 가득한 여성 용접사 15인! 이들의 간절한 꿈이 이뤄지기를 함께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