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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I 사람들 - 주말도 반납 ‘자격증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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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07

- 기능장 3부자

자격증을 테이블에 꺼내 놓고 삼부자가 웃음꽃을 피웁니다. 아버지의 첫 자격증 사진을 보면서 자신들과 닮았느니 안 닮았느니, 아들이 대학교 때 딴 자격증을 보면서 머리가 이렇게 더벅머리였는지 하면서…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삼부자가 모두 기능장 자격을 획득했다는 강봉길, 강윤덕, 강윤도 사우 가족을 만나봤습니다.

 

 

현중 기능장 삼부자의 시작

강봉길 기장의 최초 자격증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딴 전기용 접기능사 2급이었다고 해요. 이 자격증을 들고, 강봉길 기장은 1979년 11월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올해로 42년째 근무하고 있어요. 영암이 고향이라는 강봉길 기장. “19살에 자격증 하나 들고 낯선 울산에 와서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스팀 보일러 잠깐 들어오는 숙소에서 방한복을 입고 모포를 덮고 자도 추웠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떠올렸어요. 1980년대 몰려드는 일거리에 정신 없이 일했지만, 1990년도부터 회사 일감이 줄어드는 것을 느껴 이때부터 강봉길 사우는 미래를 위해 자격증 준비를 마음먹었다고 해요.

기능장 삼부자

 

강봉길 기장은 1994년 10월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증을 시작으로 산업안전기사, 굴삭기운전기능사, 용접기능장 등 총 11개의 자격증을 취득했죠. 특히 2003년 10월에 딴 용접기능장 자격증은 기술에 관심을 갖던 두 아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돼 주었습니다. 형 강윤덕 사우는 기술교육원을 수료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했어요.

손재주가 뛰어나고 한번 본 것은 금세 따라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기능장 취득에는 어려움이 따랐다고. 강윤덕 사우는 “어머니가 대학 들어갈 때 이 정도로 공부했으면 원하는 대학에 모두 합격했겠다고 말씀하셨을 만큼 근무 외 시간은 공부한다고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고, 배관기능장과 에너지관리기능장을 딴 강윤덕 사우는 현장에서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사내기술자격증인 취부사 1급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현재 최고 기술인으로 대우받는 명인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생 강윤도 사우는 대학 때 물리치료를 전공했고 전공을 살려 취직을 해볼까 생각했지만, 미래를 위해 현대중공업을 선택했어요. 기술교육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강윤도 사우는 가스기능장, 위험물기능장 등 총 11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요. 자격증을 위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단 한 차례도 시험에 낙방한 적이 없다고 해요.

 

 

든든한 두 아들 있어 ‘행복’

강윤덕, 윤도 형제에게 자격증에 대한 추억을 물어보았어요. 이들은 “자격증 시험 합격자 발표날은 모두가 긴장을 했다고 해요. 전화 ARS로 합격자 소식을 같이 들으면서 온 식구가 껴안고 기뻐하기도 하고, 떨어져서 슬퍼했던 기억도 난다”고 입을 모았죠.

이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기술의 중요성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어요. 아버지가 우리들의 롤 모델(Role Model)”이라고 말했습니다. 강봉길 기장은 현대중공업 기능장 삼부자가 되기까지 아내의 내조가 컸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어요.

기능장 삼부자

 

특히 30여년 전 병원 신세를 질 때 “아내가 문제집을 사서 병원에 가져 다 주고, 원서 접수를 해줘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어요. 한편, 현대중공업은 기능장 자격증을 보유한 사우들의 모임을 한 달에 한번 갖는다고 해요. 하지만 두 아들은 모임에 늦게 가입해서 아직 한 번도 아버지와 같이 모임을 가져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삼부자가 함께 모임에 참석하면 든든하겠지만, 이제 먼저 온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에요. 올해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는 강봉길 기장은 “건강하게 퇴직할 수 있어 기쁘다. 집사람을 잘 만나 두 자녀와 며느리, 손주들까지 봐서 행복하다. 단신으로 온 울산에서 이제 가족이 9명이나 됐으니 부자(富者)가 따로 없다”고 소감을 전했어요.

아버지는 이제 회사를 떠나지만 두 아들은 현장에 남아 아버지의 몫만큼 더욱 정진할 거예요. 그리고 삼부자의 집은 두 아들이 따낸 자격증들로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오늘 삼부자네 집을 빛내던 24개의 자격증처럼, 무수한 추억들을 담으면서 말입니다.

 

* 취재 : 김숙희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