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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채용 - 누구도 넘보지 못할 기술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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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6

- 주원호 미래기술연구원장

이달에는 이번 호 인물 소개를 위해 한국조선해양의 R&D를 책임지고 있는 주원호 미래기술연구원장 만났습니다. 대학 시절 책상에 앉아 진동소음 연구를 진행했던 공돌이가 배멀미를 견뎌야 했던 이야기. 속옷도 못갈아입은 채 밤샘작업을 했던 이야기들. 우리나라 조선해양산업의 현재를 책임지는 자리에 이르기까지 그가 함께한 현대중공업그룹의 과거,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포부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원호 미래기술연구원

제가 입사했을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기술의 현대’가 이끌어왔다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그러나 현재 우리의 조선산업은 중국 등 다른 곳으로부터 많은 도전장을 받고 있는데요, 새로운 기술에 대한 도전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조선산업의 패러다임 전환기에요. 과거 새로운 설비, 낮은 단가, 사람들의 열정 등 생산력으로 극복했던 노동집약적인 조선산업구조는 이미 시대에 뒤쳐진지 오래되었죠. LNG선, LNG추진선, LPG선 등 가스선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어요. 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술적인 차별화가 있어야 해요. 엔지니어링 역량 역시 강화해야 합니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50년은 기술 없이는 배를 짓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저는 졸업하면 조선소에 입사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졸업 무렵인 1992년 2월, 조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기사가 매일 9시 뉴스에서 흘러나왔습니다. 그 때문인지 약 50명의 과동기 중 80%가 조선소 입사를 포기했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자동차 회사에 가거나 학교에서 공부를 더할까 고민을 했었어요.

하지만 학교 공부는 현장과 괴리가 있어 속도가 더디고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기에 제품을 실제로 보면서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당시 조선산업 1위였던 현대중공업에 입사했습니다. 입사는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현대중공업은 선박, 해양플랜트, 엔진 등 다양한 제품라인업까지 엔지니어가 연구를 진행하기에 최적의 현장 조건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연구원의 자격조건이요? 배멀미 잘 견뎌야 하죠
 

제 주전공은 진동소음인데 제품이 완성되면 진동소음 측정을 위해 시운전을 함께 나가야 했어요.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하나같이 시운전 때 배멀미로 괴로워했는데, 다행히 배멀미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보다 엔진룸, 데크하우스 등을 돌아다니면서 계측하고 바닷바람을 마음껏 맞을 수 있다는 것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사무실보다 더 좋아했던 해상 시운전 근무 사원 시절
사무실보다 더 좋아했던 해상 시운전 근무 사원 시절

 

저는 신입사원 시절 시운전 진동소음 커맨더역을 맡기도 했어요. 커맨더(Commander)란 선주에게 직접 장비 운영법을 설명해주는 업무인데, 주로 고참 선배들이 맡는 업무였습니다. 옆에서 귀동냥으로 듣긴 했지만 직접 해보라 하니 자신이 없었어요.

한 예로 비틀림진동계측센서 운영법을 선주에게 설명해야 하는데 평소 보아온 비틀림진동센서가 이상하게 그날따라 눈에 보이지 않았어요.

울며 겨자먹기로 처음보는 모양의 센서가 있어서 그것을 가리키면서 비틀림진동센서라고 설명하는데 선주가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웃더라구요. 그때 선배님도 옆에서 보고 계셨는데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자신이 설명한 것은 마력계측센서였고 비틀림진동센서는 그 뒤에 붙어있는데 그걸 못찾았던 거였어요. 그 이후로 밤잠을 새며 공부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키보드 DELETE 키를 뽑고 싶었죠. 그때는...
당시 모델링 작업은 지금처럼 전산시스템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도면을 직접보고 점을 찍어서 3D화 해야 했어요. 사람이 계속 똑같은 걸 반복해서 몇 시간 며칠을 하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한 오후 4시쯤 됐을 때였던 것 같아요. 계속 밤샘 작업을 해서 피곤했는지 아무 생각 없이 DELETE 키를 눌러버렸어요. 3주동안 작업한 모델이 다 날아가버렸습니다.

결과를 내일 선주에게 제출해야 하는데 눈앞이 캄캄했고, 선배님께 이실직고 하니 “당연히 그런 일도 있을 수 있지”하면서 선배 세분이 밤새도록 같이 일을 했고, 선주에게 제시간에 맞추어 제출할 수 있었어요.

부서에 8년 만의 신입사원이었기 때문이었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선배 사원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휴가 때도 일이 많아 혼자 남아 일을 하고 있으면, 그게 안돼 보였는지 선배님들도 휴가를 반납하고 함께 일을 하기도 했어요.

참 가족적인 분위기였고, 선배님들의 사랑과 배려에 지금도 항상 감사한 마음이에요.

 

 

20년간의 고민, 한번에 해결해준 신입사원에게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어요
저는 진동소음 엔지니어로서 성공해서 우리나라 조선 산업에 한 획을 그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주제가 있었어요. 보통 진동 제어장치를 만드는 연구를 하다 보면 이론상으로는 가능한데 실제 선박에 적용하면 예측과 다른 경우가 많아요.

이를 극복하고자 배에서 진동 에너지가 흘러가는 걸 가시화해서 진동소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시각적으로 찾아낼 수 있게 하는 모듈을 만들고 싶었어요. 

 

일을 하다 보면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고, 아무리 아이디어를 내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 과제 또한 수학적으로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였어요. 연구실장이었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입사원들과 6개월 동안 계속 관련 분야에 대해 회의를 했어요.

한 신입사원이 어느날 “해결했습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수학적으로 풀어낸 거죠. 그 기술은 지금도 우리만 갖고 있어요. 그 기술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건조하는 배의 진동소음이 타사에 비해 매우 낮아요.

우리 회사에 입사한 젊은 사람들을 보면 모두 능력과 자기만의 개성이 있어요. 조직문화가 안 맞는다 해서 배제시킬 필요가 없어요. 그 능력과 개성이 회사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잘 도와주었으면 해요. 

동기들과 함께한 해외연수
동기들과 함께한 해외연수

한국조선해양은 기술 중심의 연구개발 및 엔지니어링 전문 회사입니다. 기술 중심의 조선해양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제일의 조선해양전문그룹, 더 나아가 세계 최고의 중공업그룹으로 도약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고 미션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성남 판교 글로벌 리서치 센터에 연구인력 5,000명을 두고 미래의 50년을 준비하는 과정이 지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개발하는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고, 우리가 만드는 제품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우리의 마음가짐도 아주 치열하게 도전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보는데요, 끝으로 도전을 하는 만큼, 그 도전을 받아줄 수 있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처음엔 새로운 걸 받아들이길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아이디어가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구체화되고 실천될 수 있어야 새로운 기술로도 발전할 수 있는 법이죠. 이것이 곧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경쟁력이에요.
 

글  웹진 편집실
그림  양승용 l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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