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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신선도 반할 비경(秘境)과 만나다, 양산 홍룡사와 홍룡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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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14

 

경남 양산시 상북면 대석리, 천성산(千聖山) 깊은 산 속에 자리잡고 있는 홍룡사(虹龍寺)는 신라 문무왕 때인 서기 637년 원효대사가 창건한 절로, ‘오색 물보라가 끊이지 않는다’는 홍룡폭포를 품고 있다.

 

 

물안뜰마을 지나 홍룡사로 가는 길

천성산은 원래 원적산이라고 불렸으나, 승려 1천명이 이 절 옆에 있는 폭포에서 몸을 씻고 원효의 설법을 들으며 모두 득도하고 성인이 되었다고 해 그 이름이 ‘천성(千聖)’으로 바뀌었다.

 

조선 선조 때까지 이름을 떨치던 이 절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수백 년 동안 절터만 남아 있었다. 그러던 1910년 통도사의 승려 법화(法華)에 의해 새로 지어졌다.

 

봄을 찾아 홍룡사로 향하는 길은 그 입구부터 범상치 않았다.

 

천성산 자락으로 향하는 길에는 농촌테마마을인 물안뜰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그 초입에는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수행을 하기 전부터 성지로 여겨졌다는 당산(堂山)이 위치하고 있고, 그 옆으로 ‘虹龍瀑布(홍룡폭포), 世界人歡迎(세계인환영)’이라는 붉은색 한자가 적힌 비석이 방문객들을 맞는다.

이 비석에는 배품의 삶을 살다간 이 마을 출신 ‘권순도’라는 사람의 슬픈 러브스토리가 함께 전해온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던 권순도는 영국 여인과 사랑에 빠졌는데, 집안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그 후 사랑했던 그녀는 다시 만날 수 없었지만 영남대로를 따라 한양으로 오가는 세계인(외국인)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비석을 세우고, 이 마을 거쳐 가는 외국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따뜻하게 맞이해줬다고 한다.

 

 

폭포와 암자, 불상이 어우러진 신비한 절경

 

그 애잔한 사연을 지나 골짜기 물길을 따라 걷기를 40여분, 홍룡사 정문과 만났다.

산문(山門 / 절의 첫 번째 문)과 대웅전을 지나면 그 옆으로 아치형 다리가 놓여있고, 새로운 계곡 길이 시작된다.

산신각(山神閣)과 소나무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가파른 계단을 5분쯤 오르면 병풍처럼 둘러쳐진 기암절벽 사이로 홍룡폭포가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이곳은 황룡이 폭포가 만든 무지개를 타고 승천했다 하여 ‘무지개 홍(虹)’자와 ‘용 용(龍)’자를 써 ‘홍룡폭포’라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보기 드물게 상, 중, 하 3단 구조로 되어 있어 물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물보라가 사방으로 퍼진다. 맑은 날이면 물보라 사이로 무지개가 만들어지는데, 이곳에서 무지개를 보면 행운이 따른다는 재미난 전설도 전해져 온다.

 

80척 바위를 타고 떨어지는 물줄기가 버텨온 세월만큼이나 우렁차고 당당하다. 폭포와 암자, 불상이 어우러져 신선이 사는 세상인 듯한 신비함을 연출한다. 크고 웅장한 규모는 아니지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이 장관을 이루어 양산 8경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홍룡폭포에서 몸과 마음을 씻고 다시 홍룡사로 발걸음을 돌렸다.

 

고요한 평화가 이는 사찰 한가운데 순해 보이는 흰둥이 개가 손님을 반기듯 꼬리를 흔든다.

깊은 계곡에 지대를 쌓아 올린 대웅전과 무설전(無說殿)을 지나면 해우소 옆으로 작은 오솔길이 나온다. 이 산길을 따라 1시간쯤 오르면 원효대사가 승려 1천명에게 설법을 전했다는 ‘화엄벌’에 이른다.

화엄벌은 철쭉과 억새 군락지가 있어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아름답게 피고, 가을이면 긴 억새가 뒤덮는다.

이곳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자연 산지 습지인 화엄늪의 희귀한 꽃과 식물도 보너스로 볼 수 있다. 대숲 사이로 시원스레 뻗은 편백림과 고고하고 당당한 모습의 소나무들이 참으로 조화롭다.

 

올 봄 시원한 바람과 맑은 풍경, 그리고 1천명 성인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홍룡사와 홍룡폭포를 찾아 떠나보자. 청량한 바람에 마음을 담그면 신선놀음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 주변 맛집: 웰빙 약선한정식 전문점 ‘죽림산방’ 055-374-3392

              오리불고기 전문점 ‘아씨밭골’ 055-375-2277

 

 

취재: 이현옥 주부리포터 / 편집: 기업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