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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시간이 머무는 겨울의 찻집, 경주 ‘애비뉴’

현재위치
2017-02-09

 

시간은 묘한 힘을 지녔다. 과거를 간직한 공간은, 설령 그 시간을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도 어딘가 애틋하고 아련한 기분을 선사한다.

마치 100년 전에 머물러 있는 듯 독특한 분위기를 간직한 찻집에서 차가운 겨울바람에 꽁꽁 언 몸을 잠시 녹였다.

경주 카페 에비뉴

 

 

유럽의 성을 옮겨 놓은 듯한 곳

울산에서 경주로 향하는 7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홍차전문점 애비뉴(Avenue)를 만날 수 있다.

 

경주 카페 에비뉴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느 유럽의 성에 놀러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넓은 가게를 가득 채운 고풍스러운 유럽풍 인테리어와 화려한 소품들에 마음을 뺏겨 자리를 잡고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경주 카페 에비뉴

 

애비뉴는 홍차 전문점답게 다양한 홍차가 구비돼 있다. 세계 3대 홍차라고 불리는 다즐링과 기문, 우바 외에 이름도 생소한 수십 가지 홍차가 있어 어떤 것을 고를까 고민하게 한다. 홍차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디저트와 커피도 판매한다.

 

경주 카페 에비뉴

홍차만 주문했는데도 아기자기한 모양의 작은 디저트들이 곁들여 나온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식기에 차가 식는 줄도 모른다. 홍차를 입으로도 맛보고, 눈으로도 맛보는 새로운 경험을 한다.

 

경주 카페 에비뉴

 

사장 송혜정 씨(51세)는 “홍차의 본고장인 영국의 차(Tea) 문화를 고스란히 옮겨오려고 노력했다”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찻잔을 데우는 것부터 차를 우리는 법과 식기, 소품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 덕분인지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영국의 왕족이 된 듯 황홀한 기분이다.

 

 

추억이 함께하는 골동품도 전시돼 있어!

여성들이 가구와 찻잔, 소품에 마음을 빼앗긴 사이, 남성들은 영사기, 스피커, 오르골 등이 전시된 공간에 발이 묶인다.

경주 카페 에비뉴

 

이 곳에 들어서면 최초의 스피커 회사로 알려진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사의 웅장한 스피커들이 시선을 잡아 끈다. 1700년대 에디슨이 만든 스피커도 직접 볼 수 있다. 이는 태엽을 감아서 소리를 듣는 최초의 씨디 플레이어라고 한다.

경주 카페 에비뉴

 

영사기는 60여년 전의 제품인데, 지금도 영화를 틀 수 있다. 이 영사기를 활용해 매월 1~2회 무료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지금의 영화관에선 느낄 수 없는 낭만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함께 한다.

경주 카페 에비뉴경주 카페 에비뉴

 

애비뉴의 다양한 전시품은 판매용으로 사들인 것이 아니다. 송혜정 씨가 남편 황경만 씨(57세)와 함께 오랜 외국생활을 하며 기쁜 마음으로 하나하나 수집한 것이라고 한다.

경주 카페 에비뉴

 

노후에 정착할 곳을 찾다 고향인 울산 근처에서 가게를 시작하게 됐다는 이들 부부에게 이곳은 차를 파는 곳이라기보다,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식기의 화려함 뒤로 푸근한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지는 특별함이 있다.

경주 카페 에비뉴

경주 카페 에비뉴

 

 

찾아가는 길: 경북 경주시 외동읍 영지안길 6 애비뉴 (054-745-0056)

 

취재: 이정은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 / 편집: 기업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