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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바닷바람을 품어야 제 맛 ‘주전 돌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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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8

 

 

울산 12경 중 하나인 주전 해안길은 매일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명소입니다.

 

뿐만 아니라 주전은 전국 1위의 자연산 돌미역 생산지 인데요.

 

주전에서는 수확이 시작되는 3월부터는 미역을 발 위에 올려놓고 건조하는 모습을 해안길 곳곳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해안 길 따라 길게 줄지어 서서 새까만 미역을 말리는 이 진귀한 모습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주전 돌미역

 

 

해녀들의 정성 가득 담긴 ‘돌미역’

 

 

주전 미역은 포자(胞子)를 줄 위에 달아 바다 속에서 양식하는 미역과 바위 일대에 저절로 포자가 붙어 자란 자연산 돌미역으로 나뉩니다. 수확하는 미역의 대부분은 해녀가 직접 채취한 자연산 돌미역입니다.

 

자연산 돌미역의 수확 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주전동 해녀회인 나잠회에 소속된 해녀는 100여명. 해마다 9월이 되면 주전동 일대가 들썩이는데, 해녀들이 한해 동안 미역을 가꿀 ‘바위 뽑기’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바다 속 바위는 개인 소유지가 아니기 마음대로 생물을 채취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추첨을 통해 바위를 배당받으면 1년 동안 개인 소유지로 인정을 받아 거기서 자라는 미역을 마음껏 채취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는데요.

 

자리 좋고 기름진 텃밭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한 해 미역농사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때부터 사실상 미역 수확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10월 말부터 12월 초 사이에는 물이끼가 두껍게 앉은 바다 속의 바위를 깨끗하게 닦아내는 작업이 시작됩니다.

 

해녀들은 두 달 동안 파도가 세지 않은 좋은 날마다 바위를 닦기 위해 잠수를 하며 공을 들입니다. 이는 바다 속을 떠다니는 미역포자가 바위에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한 밑 작업인데, 이듬해 수확을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이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작업입니다.

 

주전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교차지점이어서 풍부한 어장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친 파도가 미역의 탄력을 높게 만들어 미역 성장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덕분에 주전 돌미역은 다른 지역의 미역보다 쫄깃쫄깃한 맛과 풍부한 영양을 품고 있으며, 특유의 미역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어촌이 생긴 이래 200여년 동안 변하지 않고 지켜온 옛 건조 방식이 더해져 돌미역의 맛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습니다.

 

주전 바닷가

 

 

맛의 비결 ‘해풍(海風)’에 있어

 

 

흔히 미역을 잘 말리기 위해서는 ‘뜨거운 햇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전 미역의 맛을 지키는 진짜 비법은 ‘바람’에 있습니다.

 

해녀들은 동이 트기도 전에 바다 속에 들어가 채취한 미역을 이른 아침에 발에 널어 꼬박 이틀을 말립니다. 이때 요리조리 뒤집어 가며 충분히 해풍(海風)을 맞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봄이 되면 주전 해안에는 꽃냄새보다 미역냄새가 바람을타고 일렁거립니다.

 

세찬 바닷바람을 잔뜩 품은 미역은 잘 말린 뒤 600g 분량의 대각(大角)과 200g 분량의 소각(小角)으로 나뉘어 판매됩니다.

 

구입은 주전동 어촌계를 통해서 할 수 있으며, 주전동 집 대문에 ‘자연산 돌미역 판매처’라고 적혀 있는 곳에서 구입해도 됩니다. 돌미역을 채취한 해녀의 집에만 판매처라는 명판이 붙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최고의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주전 돌미역

 

 

소분한 미역 봉해 냉장고 위에 보관

 

 

자연산 돌미역의 수확 시기는 1년 중 3월부터 5월까지 단 3개월뿐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말려 판매하는 미역의 맛이 가장 뛰어나다고 합니다. 1년 동안 먹을 미역을 미리 준비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가장 적기입니다.

 

구입한 미역을 오랜 기간 동안 나눠 먹기 위해서는 보관을 잘 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냉동실에 1회 분량만큼 소분해서 넣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소분한 미역을 바람이 들지 않게 잘 봉해 냉장고 위에 두고 먹는 것이 좋습니다. 냉장고에서 뿜는 열기가 미역을 습기로부터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산 돌미역으로 미역국을 맛있게 끓이려면 물에 10분 정도 불린 후 거품이 나도록 오래 주물어 빨아서 여러 번 헹궈야 합니다. 또한 일반 미역보다 2배 이상의 시간을 두고 끓여야 돌미역의 시원한 단맛을 살릴 수 있습니다.

 

 

주전동에서 가장 맛있는 미역국을 맛보고 싶다면 주전 어촌체험 마을을 권하고 싶습니다. 해녀들이 직접 만들어주는 전통 방식의 성게 미역국이 단연 으뜸인데,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예약이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직접 채취한 자연산 해산물을 이용한 해녀밥상을 보는 순간 모든 번거로움은 사라지고, 입 안 가득 바다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주전 어촌계: 052-251-6100

◆ 주전 어촌체험마을: 052-209-0111

 

 

취재: 이정은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 / 편집: 기업블로그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