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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모퉁이를 돌아 있던 작은 전파사는 이제 색다른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핸드 드립 카페가 되었습니다.

그 옆에 위치했던 공구상가도 넓은 주차장을 구비한 대형 카페로 문을 열었습니다.

불과 몇 해 전까지 철물, 전기 기자재, 공구상으로 번성했던 일대는 독특한 카페들과 식당, 수공예점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활기가 넘칩니다.

 

 

 

공구상과 어우러진 ‘이색카페’

부산 서면의 동천로 주변 전포성당 일원의 전포카페거리는 2017년 뉴욕타임지 선정 ‘올해의 세계여행지 52곳’ 중 한곳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다고 하네요.

 

여전히 성업 중인 300여개소의 전기도매상과 부품 공구상, 170개소가 넘는 카페와 식당, 수공예점의 조화로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죠.

 

일층은 카페, 이층은 전기수리점이 공존하는 건물들 사이로 아담하고 개성 가득한 개인 카페, 시선을 사로잡는 예쁜 디저트로 손님을 맞이하는 대형 카페, 익숙한 맛의 프랜차이즈 카페 등이 한 곳에 모여 있어요.

방문한 날의 기분 따라, 취향 따라 카페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습니다.

 

이 일대는 한때 한국산업경제사의 산증인이라 할 만큼 무수한 대기업들이 자리 잡았습니다.

1970년대 7년 연속 ‘수출 1위’ 기업의 타이틀을 가진 동명목재를 비롯해 제일제당, 한일합섬 등 근대산업유산을 볼 수 있으며, 한국전쟁 때 포로수용소가 위치한 장소로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커피의 역사와 문화가 한눈에

이 전포카페거리 대로변에 따라가다 보면, 지난 6월 문을 연 ‘부산커피박물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커피 역사를 담고 있어요.

 

외관은 마치 커피가게를 연상하게 하는데 바로 옆의 대형 카페에서 공간을 제공하여 서로 연결되는 느낌을 줍니다.

커피박물관은 김동규 관장(41세)의 개인적인 취미로 모은 커피 관련 물품 430여점이 전시돼 있는데요.

 

커피 그라인더, 로스터, 저울, 볶은 커피의 열의 식히는 송풍기 등 다양한 물품들이 한자리에 마련돼 있는데, 관람비가 따로 없습니다.

이들 물품은 영국, 프랑스, 미국 등 해외에서 경매를 통하거나 직접 구입한 것들이래요.

 

김 관장이 특히나 아끼는 물건은 1850년 포르투칼에서 만든 대형주물제품의 그라인더입니다.

아시아에서 단 1대뿐인 것인데요. 박물관 중앙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주전자와 찻잔 등을 볼 수 있습니다. 덕분에 세계 유수 도자기 메이커들의 변천사도 한눈에 알 수 있죠.

특히 영국 찰스황태자와 다이애나비 결혼 기념 찻잔세트, 영화 ‘암살’의 주인공들이 마시던 커피잔과 동일한 모델 등 각자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많은 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에서는 커피콩이 볶아지면서 색이 변하는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물을 통해 로스팅 정도에 따라 커피 맛의 변화를 배울 수 있어요.

창가에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 찻잔이 놓여진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방문기념 인증샷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조경업을 하면서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관장은 평소 수집에 많은 관심이 있고 또 실제로 도자기 등 꾸준히 수집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는 7년 전부터 수집을 시작해, 이곳에 전시된 물품 외에도 1천여 점을 따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한편, 이 일대는 ‘동천은행나무길’로 유명합니다.

120여 그루의 샛노란 은행나뭇잎 사이에서 커피와 어우러진 진한 가을향을 맡아보세요.

 

 

※ 이 포스트는 윤은숙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의 원고를 편집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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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커피박물관

·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전포대로199번길 9 2층 (무료 관람)
· 문의:   ☎010-9346-8000
· 홈페이지:   http://www.busancoffee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