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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바람이 분다, 차가워지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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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3

 

“차가워지지 말자.” 컵라면 광고치고는 꽤 신선한 카피였다. 광고에 등장하는 여고생도 그런데,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 내던져진 우리의 일상은 따뜻한 마음만으론 버텨내기 힘들다. 

아침저녁 목덜미의 스치는 싸늘한 바람에 어깨만큼이나 마음도 잔뜩 움츠러드는 계절, 당신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줄 감성 가득한 여행지들을 골라 보았다. 이 겨울, 우리 마음의 온도를 1도만 높여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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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청년 시인을 기억하다
서울 | 윤동주문학관

윤동주문학관_옛-수도가압장을-리모델링한-윤동주문학관
 옛 수도가압장을 리모델링한 윤동주문학관

 

평생 시 한 편 끄적이지 않은 사람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윤동주의 『서시』는 쉬이 외울 것이다. 그만큼 윤동주는 한국인의 서정을 가장 잘 드러낸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윤동주는 한국인의 서정을 가장 잘 드러낸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누상동에서 하숙하던 시절, 아침마다 산책삼아 걷곤 했다는 인왕산 자락에 자리를 잡은 윤동주문학관은 그 독특한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과거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이곳은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영감을 얻어 선명한 물때마저 시적 의미를 지니도록 꾸며졌다. 그는 『자화상』에서 외딴 우물을 홀로 가만히 들여다보며 밉지만, 또 가여운, 돌아가다 생각하면 그리워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윤동주문학관_선명한-물때도-이곳에선-시적-의미를-지닌다.
 윤동주문학관_선명한 물때도 이곳에선 시적 의미를 지닌다.

 

그의 유일한 시집이자 유고시집이 되어버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이처럼 일제 치하에서 무력하게 좌절하고만 있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우물은 그에게 현실이자 이상향이며 부끄러운 마음을 비치는 거울이기도 하다. 과거 수돗물로 가득 찼을 가압장과 물탱크는 윤동주의 시를 만나 더없이 상징적인 공간이 된다.

특히 ‘두 번째 우물’이라고 이름 붙은 물탱크는 하늘이 뻥 뚫린 형태 그대로 남겨뒀다.

윤동주문학관_하늘이-뻥-뚫린-_두번째-우물_
 하늘이 뻥 뚫린 '두번째 우물'

 

이 공간 덕분에 봄·여름·가을·겨울, 일 년 사계절이 문학관 안으로 비치고 들어온다. 특히 밤새 눈이 내린 겨울날이라면 아침 일찍 이곳을 방문해보길. 

소복하게 쌓인 흰 눈을 밟으며 스물여덟의 짧은 생을 시와 조국에 바친, 여리고도 뜨거웠던 청년 시인을 기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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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닮은 화가
양주 | 장욱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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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장욱진미술관

윤동주가 광복을 몇 달 앞두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며 영원한 청년 시인으로 남았다면 평생을 아이처럼 천진하게 살다 간 예술가도 있다. 

박수근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이끌었던 화가 장욱진. 

그는 전쟁과 가난 등으로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동시대의 작가들과 비교해 늘 따뜻한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고, 아이들의 그림처럼 단순한 형태와 동화적인 색감이 어우러진 작품들을 남겼다. 

따라서 누구나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작가이자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추천할만한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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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아이처럼 천진하게 살았던 화가 장욱진

장욱진미술관_일상의-소소한-풍경들을-따스한-시선으로-그려낸-장욱진의-작품들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낸 장욱진의 작품들

 

실제로 아이와 함께 미술관을 처음 찾았을 때 전시 주제가 ‘선물’이었다. 

가족들의 생일이나 특별한 기념일마다 그림을 그려 선물하곤 했다는 그는 아내와 자녀는 물론 손자 손녀에게도 사랑스러운 그림 선물을 남겼다. 

유명 화가의 그림 선물이라고 해서 거창할 것도 없다. 받는 이에 따라 때론 애정이 듬뿍 느껴지게 때론 장난스럽게 그린 작품들이 보는 이들의 입가에도 절로 미소가 번지게 만들었다. 

장욱진미술관_장욱진의-그림을-모티프로-한-미술관-내부
장욱진의 그림을 모티프로 한 미술관 내부

 

미술관에선 매 전시마다 주제에 어울리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생전 아이들을 특별히 아꼈던 화가의 영향 때문인지 비교적 어린이 관람객들에게 너그러운 분위기도 가족여행자들에겐 더없이 반갑다.

장욱진미술관_장욱진미술관에선-아이들을-위한-다양한-체험프로그램도-운영한다.
 장욱진미술관에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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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크리스마스
군산 | 초원사진관

초원사진관_영화-_8월의-크리스마스_-촬영지로-잘-알려진-초원사진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잘 알려진 초원사진관

쌀쌀한 바람으로 찾아드는 겨울이지만 때론 크리스마스처럼 로맨틱한 순간으로 우리를 설레게 한다. 

군산에 자리한 초원사진관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촬영했던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영화의 주요 배경은 여름이지만 남녀 주인공은 크리스마스처럼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추억을 쌓아 나간다. 

그러나 크리스마스는 일 년 중 단 하루, 너무 짧아서 더욱 애틋한 것처럼 죽음을 담담하게 준비하던 남자 주인공은 안타깝게도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에 빠진다. 

이들의 짧은 사랑이 무수한 사진들과 함께 추억으로 남은 초원사진관은 무려 20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여전히 따스한 설렘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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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추억 속 영화와 함께 따스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초원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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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이 타던 차량도 옛 모습 그대로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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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영화 속 다양한 장면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얼마 전에 새롭게 단장한 간판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빛바랜 추억 속 영화를 떠올리며 사랑하는 연인과, 혹은 아내와 남편이 함께 찾는다면 가슴 저 깊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슴 뭉클한 사랑 앞에선 100년 만의 한파도 힘을 쓰지 못할 테니까.

초원사진관_사랑하는-연인과-혹은-아내와-남편이-함께-가면-더욱-좋을-초원사진관
사랑하는 연인과 혹은 아내와 남편이 함께 가면 더욱 좋을 초원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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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찬란한 빛깔을 만나다
인도의 찬란한 빛깔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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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의 작은 폐교를 리모델링한 인도미술박물관

 

인도는 떠올리기만 해도 화려한 색채와 곡선미 그윽한 건축물들이 마음을 느긋하게 만드는 나라다. 

영월에는 한겨울에도 이 같은 인도의 따스한 분위기를 즐겨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인도의 매력에 빠져 직접 살고 여행하던 화가가 작은 폐교를 인도미술박물관으로 변신시킨 것.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관장님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다 보면 이국적으로만 느꼈던 인도미술의 풍성한 정신세계를 만나볼 수 있어 뜻깊다. 

 

인도미술박물관_영월의-작은-폐교를-리모델링한-인도미술박물관
아름다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인도예술품

 

인도미술박물관_인도에서-직접-수집한-미술품과-공예품이-전시되어-있다.
인도에서 직접 수집한 미술품과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인도미술박물관_인도의-화려한-색채가-돋보이는-공예품들도-만날-수-있다.
인도의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공예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인도미술박물관_관장님의-설명을-들으면-더욱-풍성한-이해가-가능하다.
인도미술박물관_관장님의 설명을 들으면 더욱 풍성한 이해가 가능하다.

 

특히 미술품을 둘러본 후에 찬란한 빛깔의 인 도 전통의상을 입고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고, 인도의 전통 벽화인 왈리페인팅이나 나무판에 신의 축복과 풍요를 기원하며 쌀가루, 돌가루, 꽃잎 등 여러 재료로 그림을 그리는 콜람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해볼 수 있다. 

인도미술박물관_이국적인-인도-전통의상도-직접-입어볼-수-있다.
이국적인 인도 전통의상도 직접 입어볼 수 있다

 

인도미술박물관_다양한-체험프로그램이-운영돼-아이들과-함께-가기에도-좋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돼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다.

 

인도미술박물관_인도의-다양한-색채는-아이들과-함께-감상하기에도-좋다.
인도의 다양한 색채는 아이들과 함께 감상하기에도 좋다.

 

인도미술박물관_인도의-화려한-색채가-돋보이는-공예품들도-만날-수-있다.
한겨울에도 따스한 기운을 불러일으키는 인도미술품

 

주말이나 시즌에 따라 인도식 밀크티인 짜이나 전통방식으로 만든 커리도 맛볼 수 있으니 미리 연락하고 찾아간다면 겨울 속에서 짧지만 따뜻한 인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이 포스트는 권다현 여행작가의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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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웹진( 2018년 12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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