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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자녀와 함께, 경주 목화솜 체험

현재위치
2015-12-07

 

우리 아이들 체험학습, ‘이번엔 어디로 가야 하나’, ‘뭘 해야 하나’ 고민하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생활에서 널리 사용하지만, 실제로 보기는 어려운 ‘목화솜’! 울산과 가까운 경주에서, 목화솜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곳 소개해드립니다~

 

솜사탕처럼 보들보들, 구름처럼 폭신폭신 “목화솜이 피었습니다”

포근한 목화솜이 그리운 초겨울의 길목이다. 어린 시절, 구들장이 식을까 깔아 둔 폭신폭신한 목화솜 이불 위에서 뒹굴며 노는 재미가 좋았다. “이불 숨 죽는다”는 엄마의 말에도 소리 죽여 가며 장난을 쳤던 시절이 있었다.

목화는 우리의 일상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면수건, 면봉 등이 목화로 만들어졌다. 또한 머리에 바르는 젤, 면실로 짠 티셔츠와 바지는 물론 속옷에까지 목화가 들어가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물수건, 지폐 역시 목화솜을 짓이겨 만든 것이고, 운치 있는 밤을 위한 양초의 심지, 그림을 그리기 위한 광목 캠퍼스, 무명베로 장정된 책 등 우리 생활 곳곳에 목화가 안 들어간 것이 없다.

다양한 모습으로 늘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그 원래의 모습은 볼 길이 없었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좋은 체험 장소가 생겼다. 하얀 솜뭉치를 매달고 있는 목화를 직접 수확하고, 솜을 만드는 과정도 볼 수 있는 ‘문익점 목화하우스’가 경주시 현곡면에 문을 연 것이다.

 

목화솜 제작 전 과정 체험 가능

목화는 주로 4월 말에서 5월 초 무렵에 파종(播種)한다. 목화는 박토(薄土)에서도 잘 자라고, 뜨거운 여름도 잘 견딘다. 7월 말부터 시작해 서리가 내릴 때까지 꽃을 피우는데, 목화꽃은 초기에는 흰색을 띠다가 수정이 되면 분홍빛으로 바뀐다.

바구니를 들고 오랜만에 목화를 따 본다. 보들보들 솜사탕을 뜯는 느낌이다. 구름을 잡아 바구니에 담는 것 같기도 하다. 담고 보니 검불들이 붙어 있다. 손으로 떼는 것을 보고 “기계가 다 구분해 주니 뜯지 않아도 된다”고 주인장 송영섭 씨(58세)가 말한다.

 

체험장으로 들어서니 한 가득 목화들이 몸을 말리고 있다. 말린 목화들이 기계 속으로 들어가면 씨앗과 검불들은 빠지고 솜만 나온다. 씨앗이 빠진 솜을 만져보니 보들보들하다.

그 솜을 ‘타면기(솜 타는 기계)’에 넣는다. 타면기에 들어간 목화솜이 금세 얇고 부드러운 솜으로 바뀐다. 이렇게 두 세 번의 과정을 거치면 이불솜이 된다.

체험장 한 켠에는 나라별 목화 체험장도 마련돼 있다. 터키가 원산지인 ‘터키울’ 목화는 잎이 자줏빛을 띄고 있다. 또한 미국이 원산지인 ‘오크라 트라이윰프’는 잎이 뾰족한 닭 벼슬처럼 생겼으며, 연갈색 솜을 생산하는 이집트 목화도 만날 수 있다.

 

오롯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공간

문익점 목화하우스의 대표 송영섭 씨는 “첫 서리가 내린 뒤에 목화가 윤기를 잃긴 했지만, 날마다 조금씩 몽우리를 피우고 있어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보여 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손영섭 씨는 수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초부터 목화를 재배하기 시작했는데, 그가 목화 재배에 뛰어들기로 결정하게 된 것은 오롯이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였다.

목화는 고려 말, 문익점에 의해 원(元)나라로부터 들여온 이후 비단과 삼베 일색이던 우리의 의복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온 생필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화학 섬유에 밀려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목화를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며 그 아름다움과 유익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손영섭 씨의 목표다. 내년부터는 유휴지(遊休地)에 목화를 더 심어 더 많은 아이들이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목화밭을 넓힐 계획이다. 목화하우스에는 숙박시설도 갖추어져 있는데, 방 3개와 큰 거실, 주방, 야외 바비큐장 등이 있어 가족들과 단란한 한때를 보내기에 좋다.

그때 그 시절 일일이 목화씨를 빼고, 목화솜을 타서 만들었던 목화솜 이불이 그토록 폭신하고 따뜻했던 것은 어쩌면 우리 어머니의 손길과 마음이 솜 안에 담뿍 담겨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천연 목화솜에 어린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이곳 목화하우스에서 우리의 소중한 전통이 잘 보존돼 이어지기를 바란다.

 

 

문의 : 문익점 목화하우스 (☎ 010-3511-7163)

주소 : 경주시 현곡면 지곡리 53-50

 

 

취재: 김숙희 주부리포터 / 편집: 현대중공업 기업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