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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소방의 역사를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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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 협동소방역사박물관


소방역사박물관1

진하해수욕장을 지나 간절곶으로 가던 길, 못 보던 신축건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세련된 건물 외벽에 그와 어울리지 않는 빨간 소화기 모양이 그려져 있고, 분명 소방서는 아닌데 소방차도 한 대 서 있으니 수상합니다.
 

호기심이 일어 다시 살펴보니 ‘소방역사박물관’이라는 명패가 당당히 달려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소방의 역사

지난해 울주 진하에 자리 잡게 된 소방역사박물관은 울산 지역에서 약 25년간 소방 관련 사업을 하던 김우용 대표(㈜협동 소방)가 그동안 모아두었던 개인 소장품들을 전시한 공간입니다.

이미 단종된 소화기와 소방호스, 화재 수신기 등 옛 소방 제품들을 버리기 아까워서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창고를 가득 채웠고, 그렇게 창고 속에만 방치해두기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아예 건물을 지어 박물관까지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저 취미생활이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수백 점에 이르는 전시품들은 실로 방대한 숫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오래되고 희귀한 것들이 꽤 포함돼 있어 그 가치는 단순히 숫자로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소방역사박물관2

 

입장료를 내면 입장권 대신 불조심 안전 표어가 적힌 스티커를 나눠주는데 참 재미있는 아이디어입니다. 미취학아동권에는 ‘화재 발생 무서워요 화재 예방 좋아요’, 청소년권에는 ‘아빠는 담뱃불 조심 엄마는 가스불조심’, 대인권에는 ‘이게 설마 큰 불될까 그게 설마 큰불된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스티커를 보니 해마다 겨울철이 되면 학교에서 불조심 표어를 작성하고 화재 예방 포스터를 그렸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습니다.

벽면을 둘러보니 보기 좋게 연도별로 정리된 포스터들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습니다.
 

 

입구 정면에는 약 100년 전 일제 강점기 시절 사용했던 소방차와 방화복, 수동식 소형 펌프가, 그 옆으로 현대식 방열복과 이동용 간이 소방차가 놓여 있어 소방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장에 달려있는 비상구 유도 등과 패널(panel)에 부착해서 정리해둔 화재 탐지 설비 등 익숙한 듯 낯선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특히 다양한 형태의 소화기가 눈길을 끕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용 소화기에서부터 바퀴가 달려 끌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된 고층 건물용 소화기, 배 위에서 사용하는 해상용 포말 소화기까지 그 형태와 크기가 각양각색입니다.

이외에도 권총과 지구본, 와인병 모양의 액세서리 효과를 내는 독특한 소화기도 살펴볼 수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작아서 더 좋은 박물관

최근에는 안전 관련 법규가 강화되고 그만큼 사람들의 인식도 덩달아 높아지면서 지자체를 중심으로 곳곳에 각종 재난을 대비하는 안전체험관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그곳들이 가상의 환경을 만들고 체험교육을 위한 장비를 제작하는 반면, 이곳 협동 소방역사박물관은 과거에 실제 사용됐던 장비들을 통해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가 된 물건들의 변천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데서 분명한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방역사박물관3

박물관은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상시 운영을 해서 언제라도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라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서 일해 온 김우용 대표의 상세하고 친절한 해설을 들을 수 있는 등 작은 박물관의 장점을 살려 유익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관람객들은 박물관 내부에 마련돼 있는 소방관 복장을 하고 기념 촬영을 해 볼 수 있고, 마당에 세워진 소방차를 타고 주변을 한 바퀴 빙 둘러보는 체험도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방기 전시

 

얼마 전에는 소방역사박물관의 개관 소식을 듣고 현직에 종사하는 소방공무원과 소방관을 꿈꾸는 소방안전학과 학생들이 단체관람을 했다고 합니다.

또, 지역 방송국과 언론사 등 각종 매체에서도 꾸준히 연락이 오면서 이곳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협동소방역사박물관이 지역을 대표하는 작지만 강한 박물관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할 것을 기대해봅니다

 

 

※ 이 포스트는 최민경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의 원고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협동소방역사박물관
· 주소 울산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해맞이로 1570 4층
· 관람료
- 소방관 신분증 지참시, 본인 및 직계가족 3인 무료 / 헌혈증 기부시, 2인 무료
- 대인 2천원 / 학생(초·중·고) 1천500원 / 미취학 아동(4세 이상) 1천원 /  단체(10인이상) 500원 할인
- ※ 현재는 임시 개관 운영 중이므로 사전 예약 후 방문해야 관람이 가능

· 문의 ☎ 010-3853-4647 / 052-274-7119 (김우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