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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 고철 폐기물로 영화 속 로봇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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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4

- 정크아트 김후철 작가

 

‘정크(Junk)’는 쓸모 없는 물건, 폐물, 쓰레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나온 폐품이나 잡동사니를 활용해 멋진 미술 작품(정크아트, Junk Art)을 만드는 이가 있다고 해, 그의 작업실이 있는 울주군으로 가보았습니다.

배트맨 범블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세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등에서 나온 고철과 다양한 부품들이 김후철 작가(48세)의 손을 거치면 상상을 초월하는 작품들로 변신합니다. 그가 만든 작품의 대부분은 영화 속 히어로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인데, 보통 무게가 600킬로그램에서 1.4톤이며 높이 2.2미터에서 3.1미터까지 굉장히 거대해요.

 

김후철 씨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농장을 운영하신 부모님을 따라 아프리카 가봉에서 생활했다고 해요. 그곳에서 취미로 돌 조각을 배웠다고 하는데, 그때의 취미가 지금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 주얼리 사업으로 중국과 태국을 왕래하며 남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바쁜 만큼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 그는 ‘트랜스포머’라는 영화를 보고 직접 영화 속 로봇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해요.

고물상과 폐차장에서 구입한 부품으로 3명이 넉 달에 걸쳐 첫 작품 ‘범블비’(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로봇 캐릭터)를 만들어 냈어요. 일상에 지친 김후철 작가에게 정크아트는 치유가 되고 활력이 돼 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범블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여년 동안 그가 만든 작품은 100여점이 훌쩍 넘습니다.

 

그의 정크아트 로봇들은 이미 여러 곳에서 화제가 돼 여러 방송사에서 소개가 된 바 있어요. 울주군과 함께 태국에도 작업실을 두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후철 작가의 명성은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잘 알려져 있죠.

 

2017년 김후철 작가는 부산 수영구에 본인이 만든 작품들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갤러리를 오픈하여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갤러리는 없어졌지만, 부산 영화의 전당, 마블익스피리언스, 포항 문화예술회관, 에코테마파크 대구숲 등에서 꾸준히 작품 전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제주의 서프라이즈 테마파크에도 여러 점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현재 김후철 작가의 작업실은 울주군 서생면 명산리에 있는데요. 더욱 넓고 높은 작업실을 찾아 부산 송정과 일광을 거쳐 울산까지 왔다고 해요. 평소 같으면 정크아트 작품들로 빼곡할 작업장이지만, 김후철 작가를 만나기 위해 방문한 날은 아쉽게도 대부분의 작품들이 대구숲 전시장으로 이동돼 몇 점만 남아 있었습니다.

정크아트 쿵푸팬더

 

 

여러 캐릭터를 넘나들며 창작 몰두

“그동안은 영화 속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충실했다면, 올해는 창의성을 가미해서 범블비에 마블사의 캐릭터를 접목한 새로운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후철

 

헐크로 변신한 범블비, 캡틴 아메리카로 변신한 범블비, 배트맨 범블비, 데드풀 범블비, 아이언맨 범블비 등 범블비의 다양한 변신이 그의 작품을 더 빛나게 합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의 모든 작품들이 별도의 설계도 없이 사진 한 장만을 보며 만든다는 것입니다. 처음 골격을 만들어 모양을 잡고 그 골격에 맞춰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 여러 가지 부품들을 이어 붙입니다. 그 후 표면을 매끄럽게 광내는 작업을 한후 채색으로 마무리하면 고철로 만들었다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김후철 작가만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좋아서 또 원해서 시작한 일이 10년 넘게 이어졌고, 창작 욕구가 채워질 때까지 작업은 계속될 겁니다.”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문의가 쇄도하지만 작가는 상업적인 판매나 전시를 원치 않는다고 해요. 본인의 작품이 공공장소에서 무료로 전시돼 누구나 관람하길 희망한다고 합니다.

김후철 작가의 멋진 작품들을 울산 동구에서도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취재 정은주 현대중공업 주부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