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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여름 휴가 수기 당선작 1탄 : 열 세 명, ‘대가족’이 함께 한 여름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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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사진 공모전에 이어 수기 당선작을 함께 합니다.

 

가장 처음 소개해드릴 글은 이기준 사우(국내법무팀)의 중국, 상해 자유 여행기인데요.

무려 13명의 대가족이 모여 함께 떠난 여행이라고 합니다.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저희 아버지는 사형제입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매년 사형제의 가족들이 모여 함께 여행을 떠나곤 했습니다. 작은 어머니들은 물론이고 사촌동생들까지 모두 함께였지요. 많은 인원이 휴가 날짜를 맞춰 여행을 떠나려다 보니, 1박 2일 이상은 불가였거니와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생각지도 못했죠.

 

올 초에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설날에 다같이 모여 여행지를 얘기하다가 ‘다같이 해외로 나가자!’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이 많은 인원이 가능할까?’

 

의아해하면서도 모두 잔뜩 기대를 품었습니다. 팽팽한 토론(?) 끝에 3박 4일 여정의, 비행시간은 2시간 남짓한 중국, 상해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우리는, 비행기표와 호텔, 현지 17인승 버스만을 예약하고 저와 아내가 가이드를 자처하며 중국으로 자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첫 날, 비행기 출발 지연으로, 우리는 상해에 느지막이 도착하여 계획했던 일정을 놓쳐버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民以食为天)’는 중국 성어처럼, 우리는 맛있는 저녁으로 이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아내와 함께 중국여행을 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점이었던 췐쥐더(全聚德)를 찾아가, 회전식탁에 둘러 앉아 북경오리고기와 다양한 정통 중국음식들을 먹었습니다. 이와 함께 곁들인, 시원한 칭다오 맥주와 이과도주는 중국 여행의 진정한 시작을 알려주었죠.

 

저녁식사를 마치고 상해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야경을 감상을 했습니다. 상해의 랜드마크인 ‘동방명주’를 관람하고, 상해를 가로지르는 ‘황포강’의 강가에서 커피를 한잔 하며, 우리는 아름다움과 여유를 느꼈습니다.

          

둘째 날, 우리는 항주로 떠났습니다.

‘하늘에 천당이 있다면 땅에는 항주와 소주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던 그 항주.

 

큰 기대를 품고 상해에서 3시간을 달려 이윽고 항주에 도착했습니다. 항주는 비 오는 날이 특히 아름답다고 하던데, 운 좋게도 이 날 가랑비가 살짝 내려 운치 있는 항주를 느낄 수 있었고, 걱정했던 무더위도 싹 가셨습니다. 먼저 ‘성황각’에 올라 항주 시내의 경치를 관람하고, ‘송성가무쇼’를 관람한 뒤, 서호에서 유람선을 타며 경치를 관람하였습니다.

  

항주는 9월에 개최 될 G20 정상회담 준비로 여념이 없어 보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경비가 엄격했죠. 그러나 그만큼 정비가 잘 되어있고, 조용하고 깨끗한 모습에 상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정이 허락된다면, 항주 곳곳을 살펴보고 싶었지만, 금방 발길을 돌려야 함에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셋째 날엔 다시 상해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명나라의 고위 관료가 자신의 부모를 위해 조성했다는 저택인 ‘예원’을 향했습니다. 저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크고 화려한 이곳에서 중국만의 고풍스러운 문화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예원을 둘러싸고 있는 상점에서는 차, 실크, 도자기, 진주, 그리고 만두와 같은 간식거리까지 중국 고유의 느낌이 나는 수많은 것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예원의 관람을 마치고, 한국인이라면 결코 지나칠 수 없는 ‘상해임시정부’를 관람한 후, 최근 상해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신천지’로 넘어갔습니다.

상해의 독특한 건축양식인 ‘석고문’을 선보이는 이 곳은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합니다.

이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을 하며 여유를 부리다가, 상해의 ‘마천루’인 세계금융센터에서 상해를 구경하고, 상해의 ‘명동’인 남경동로 쇼핑과 함께 전신마사지를 끝으로 상해의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사실 출발하기 전, 열 세 명 모두의 관심사와 원하는 바가 달라 여행코스를 정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한 처음 중국을 방문한 분들은 음식이 맞지 않아, 한국에서 싸온 고추장과 김, 멸치로 버티며(!) 힘들어 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들은 그 누구에게도 관여 받지 않고, 우리 가족끼리 만들어간 3박 4일이라는 것과, 천 여장이 넘는 사진 등, 잊지 못할 추억들이 남았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앞으로 몇 년 간은 명절에 모여 이런 추억들을 떠올리며 웃음지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댁 어르신들’과의 여행기간 동안 나머지 열 두 명의 입과 귀가 되느라, 좋아하는 상해를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아내와 아직은 너무 어려 여행에 동참할 수 없었던, 대신 외갓집에서 착하게 잘 지냈다는 아들 그리고 아들을 잘 돌봐주신 장모님께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