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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여름 휴가 수기 당선작 3탄 :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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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7

 

마지막 3번째 당선 수기입니다.

 

상세한 묘사와 소개로 베트남을 속속들이 알려주는 배재록 사우(박용기계해외영업부)의 베트남 하롱베이 4박 6일 여행기! 함께 하겠습니다.

 

여행은 한 권의 책을 읽는 것 이상의 희소가치가 있다고 했던가요?

낯선 세계가 주는 설렘과 일상에서 벗어 난 해방감, 사색의 정원을 만들어 기분 좋은 휴식과 자유를 만끽하고 자아를 발견한 4박6일간의 여행을 회사의 휴가기간 중에 다녀왔습니다.

여행의 동기도 현실 도피가 아닌 내가 평소에 동경했던 세계에 대한 접근이었고, 그래서 선택된 베트남 하롱베이는 마음속에 담이 둔 멍들을 쏟아내게 해 살아가는데 힘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운 좋게 특가로 판매된 여행상품 덕분에 효용가치도 높인 알찬 여행이었습니다.

 

김해공항을 이륙한지 4시간 만에 도착한 하노이 국제공항!

베트남의 수도이자 관문답게 잘 정비돼 있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이른 새벽이라 잠에 취해 비몽사몽하며 곧바로 호텔로 향했습니다. 폭염은 이곳에도 삼복지간(三伏之間)으로 위용을 떨치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물의 도시 하노이의 아침은 밝았지만, 여행 일정상 여유시간이 많아 충분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내와 함께 한 여행이라 긴 대화와 교감을 나누며 요긴한 시간을 보냈죠.

오토바이 행렬이 도로를 지배하고 붐비는 차들이 아비규환인 시내를 벗어나 버스로 2시간 달려 육지의 하롱베이라 불리는 닌빈에 도착했습니다. 가는 도중에 만난 산 모양이 참으로 수려하고 오묘했습니다. 시멘트 재료인 석회석 채취를 위해 산 곳곳이 파헤쳐지고 있었지만 베트남의 작은 경제 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6만 헥타르가 넘는 광활한 호수에서 나무로 된 ‘삼판’이란 배를 1시간 30분가량 탔습니다. 명상에 잠긴 연꽃과 옥잠화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늪 주변에 산들이 가파르게 서 있고 종유석 동굴도 보였습니다.

 

"8월이 춤을 추고, 푸른 물감으로 꽉 차서 참 좋았습니다. 불볕 햇살이 불덩어리 같이 내리쬐는 무릉도원에서 사공인 아낙의 노를 따라 우리도 함께 흘러갔습니다."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기 위해서는 5시간 지루하게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 패키지 여행이라 어린이에서 80세 노인까지 7개팀 28명이 동행을 해 낯설었지만 금새 정답게 어울렸고, 그들 중에서도 경주에서 농사를 짓는 부부와 많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여행의 또 다른 맛을 만끽했습니다.

평야에는 2모작 3모작을 하는 벼가 자라고 있고, 논 중앙에는 조상들을 가까이 모시려는 효의 본능인지 납골이 있었습니다. 물소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는 목가적 풍경이 지루함을 달래줬습니다.

 

베트남은 면적이 한반도의 1.5배이고 인구는 9,500만명으로 세계 13위 인구 대국입니다. 전쟁의 영향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10% 더 많고, 29세 이하가 60%, 불교신자가 다수이며 카톨릭은 850만명이라 합니다.

프랑스로부터 독립 후에도 100년간 남북이 분단되어 30년간 전쟁을 치른 국가이고, 젊은 층이 많아 25년 후에는 우리를 능가할 거라고 호언하는 가이드의 톤에는 무게가 실려 있었습니다.

 

가이드의 설명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휘발유는 리터당 800원, 쌀은 Kg당 800원.

베트족이 90%를 차지하는 53개 민족과 5개 특별시와 63개 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 사유재산은 인정하되 50년 후에는 국가에 반납해야 하고 주거이동의 자유가 없는 사회주의 국가라고 합니다.

버스는 우리나라 중고차가 대부분이었고, 한국의 상호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국산 자동차도 보이고 롯데리아가 가는 곳곳에 보였습니다. 72층의 경남빌딩, 65층 롯데타워 등 많은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연간 1.5억개 OEM방식으로 생산되어 공급되고 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베트남의 무비자 14개 국가 가운데 한국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한국에 호감이 많은 나라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한류는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베트남 왕조의 후손이 황해도에 귀화해 화산 이씨 시조가 되었을 만큼, 예부터 가까운 이웃 나라죠.

한국산 화장품과 쿠쿠 전기 압력밥솥이 큰 인기입니다. 쌀 수출 1위에 이어 커피 수출이 2위 국가인데, G7에서부터 다람쥐 똥 커피, 루왁 커피 등이 이름을 올린다고 하네요.

 

다음날, 우리는 하롱베이에 가서, 배를 타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된 7대 자연경관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면적이 1,500km²이며 유인도 46개를 포함해 3,072개의 섬들이 천연방파제여서 파도, 비린내, 갈매기가 없는 3무(無).

 

파도처럼 밀려오는 섬들의 풍경이 눈을 현혹하고, 섬 사이 협곡을 빠져 나가는 유람선이 온 몸을 오싹하게 합니다. 영화 <인도차이나>,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답게 눈앞의 절경이 감흥을 돋굽니다. 용이 하늘에서 내려왔다 해서 ‘하룡(下龍)’이고, ‘만’과 합성돼 ‘하롱베이’라 불린다고 합니다.

 

세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바항에서 나룻배에 옮겨 타고 떠난 섬 여행.

천연동굴 속을 누비고, 백두산 천지 같은 호수를 돌아 꿈같은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그 옛적 바다의 석회석이 솟아 침식되면서 현재의 절경이 되었다고 전하는데, 석회암이라 파도에 동굴이 많이 생겨 베트남 전쟁 당시 월맹군의 피신처로 활용되기도 했다네요. 월남전쟁 당시, 뛰어난 자연경관이 아까워 미군들도 폭격을 회피해 지금의 하롱베이가 고스란히 유지가 되었다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젊은 선장들이 쾌속정을 광란으로 몰아 재미를 더해 줍니다. 절벽으로 된 섬에 있는 산들은 밀림으로 우거져 있고 원숭이들이 모여 산다 했지만 이 날은 산 위로 올라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계최초 우주인인 러시아의 가가린에 이어 2번째 우주인 티토프(Titop)의 동상이 서있는 티토섬에 당도했습니다. 러시아 유학시절, 절친이었던 그가 대통령 호치민의 초청으로 이곳 하롱베이를 방문하였고 이를 기념으로 세운 동상입니다.

 

20여 분, 500개의 돌계단을 가파르게 오르자 정상이자 전망대에서 바라본 하롱베이에서 가장 수려한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허술한 틈을 꽉 차게 파고드는 감동!

 

수많은 섬과 선박들이 무릉도원을 연출 하고 있었습니다. 절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절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참 멋을 후회 없이 느꼈습니다.

산 아래로 내려와 모래사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여행객과 어울려 최적의 낭만을 영위해 봅니다. 인공으로 만든 모래해변이 절경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걸작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티토프 섬에서 10여분을 달려서 ‘메쿵(Me Chung)’ 동굴 속 종유석 구경을 했습니다. ‘메쿵’의 ‘메’는 어머니를 칭하는데 좁은 굴을 천천히 지나가며, 탄생하는 생명의 고통을 느껴봅니다. 동굴을 나오자 백두산 천지를 닮은 호수가 압권입니다.

 

산들이 병풍처럼 서 있는 하롱베이의 절경을 뒤로하고 배는 귀로에 오릅니다.

 

"구름 사이로 내리는 빛의 묘미가 서두르는 기색 없이 첩첩 산봉우리 그리고 수평선과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답게 채색돼 있었고, 나의 시는 최고의 기쁨을 원 없이 잉태하고 있었습니다."

 

하롱베이를 벗어났지만 여운은 계속되었습니다. 마치 신들이 사는 세상에서 놀다 온 느낌입니다.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의 아름다움처럼 나의 여행도 아름다워 내 영혼의 가치를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