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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 여행수기 당선작(1) 다양한 색깔을 가진 곳, 동아프리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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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여름휴가 사진 공모전에 이어, 여름휴가 수기 공모전 당선작을 공개합니다!

영예의 1위를 차지한 황윤이 주임연구원은 미지의 땅, 아프리카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는데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동아프리카로 함께 떠나 볼까요?

 

다양한 색깔을 가진 곳, 동아프리카를 가다!

 

이번 여름휴가에 2주 일정으로 케냐와 탄자니아에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결심한 뒤 주변에서는 “위험한 것 아니냐”, “아프리카에 관광할 게 있느냐” 하는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이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가 가졌던 의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다녀와서 느낀 아프리카의 다양한 모습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인상

황윤이 주임

여행의 시작은 케냐의 수도인 나이로비였습니다. 나이로비는 탄자니아의 다르에스살람,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와 더불어 아프리카 대륙의 ‘3대 위험도시’ 중 하나로 악명이 높습니다.

여행 전 불안함에 여행 후기를 찾아보았는데, 도심지는 걸어 다닐만 하다거나,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평을 보고 위안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공항에서부터 호텔까지 택시를 타고 가면서 이번 여행에 대한 각오를 다시 하게 됐습니다. 호텔까지 가는 길 내내 외국인은 단 한 명도 볼 수가 없었고, 대부분의 인도는 보도블록 대신 엉성한 흙길로 되어 있었습니다.

나이로비는 동아프리카 무역의 중심지라는 말이 있어 어느 정도 정비된 도시를 상상했지만, 도착한 첫 날의 인상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 그래도 첫 날 만났던 현지인들이 굉장히 친절했던 덕분에 걱정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동물들을 찾아 달리는, 사파리 투어

소 떼

여행은 3박 4일동안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을 차를 타고 달리며 동물들을 찾아가는 ‘게임 드라이브’로 시작됐습니다. 이를 ‘사파리’라고도 하는데,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케냐의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은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연결되어 있는 동물보호구역입니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국경이 있지만, 이 곳에 있는 동물들은 자유로이 오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마

건기(乾期)인 탓에 세렝게티 초원이 메마르는 7~8월에는 동물들이 두 나라의 국경지대를 따라 흐르는 마라강(Mara River)을 건너 마사이마라 국립공원 쪽으로 대이동을 합니다. 이 시기에 운이 좋으면 떼를 지어 강을 건너는 물소 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파리에서 꼭 봐야 할 풍경 BIG 5 중 하나로도 꼽히는 장관이죠.

아쉽게도 동물들이 강을 건너는 장면은 직접 볼 수 없었지만, 나머지 BIG 5인 사자, 표범, 치타, 코뿔소는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밖에도 거대한 몸집의 하마떼, 초식동물 중 가장 예쁘다는 톰슨가젤, 라이온킹의 품바로 잘 알려진 혹멧돼지 등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코뿔소

표범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은 면적이 매우 넓고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하루 종일 차를 타고 돌아다녀야 합니다. 이 때문에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화장실인데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동물 보호구역 내에 있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순간이 많았습니다.

화장실이 급해 기사분께 이야기하면 안전한 곳에 내려 주면서 ‘Bush Toilet’에서 해결하라고 합니다. 마사이마라 국립공원에서 생활하는 마사이족은 지금도 화장실 대신 ‘Bush Toilet’을 이용한다는 부연설명과 함께요. 멀찍이 있는 초식 동물들을 보며 수풀 사이에서 볼일을 보는 경험은 당황스러우면서도 특별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케냐와 탄자니아의 달라진 운명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부유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케냐의 GDP는 751억불로, 탄자니아(512억불)의 1.5배 수준인데요. 

킬리만자로를 구경하기 위해 케냐에서 탄자니아로 10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문득 궁금한 것이 있었습니다. 케냐에서 본 아이들은 대부분 소나 염소를 몰면서, 관광객이 탄 차가 지나가면 달려와 과자를 받아가곤 했습니다. 창문을 열어 과자를 건네주다 보면, 가끔은 신발도 없이 달려오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경을 건너 탄자니아로 들어가자,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청소년까지 모두 교복을 갖춰 입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통학을 위한 스쿨버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케냐

탄자니아
<사진: 상반되는 케냐 아이들(위)과 탄자니아 아이들(아래)의 모습> 

분명 케냐가 더 부유한 국가로 알고 있었는데, 이러한 광경이 이해가 되지 않아 탄자니아에 도착해 숙소 주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숙소 주인은 그것이 두 나라의 독립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케냐와 탄자니아 모두 유럽의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나라입니다. 탄자니아는 1961년, 케냐는 1963년 독립했는데요. 탄자니아는 비교적 평화롭게 독립한 데 비해, 케냐는 독립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케냐는 지금까지도 정치적인 문제가 많고, 빈부격차도 심하다고 합니다. 케냐가 탄자니아에 비해 GDP는 높지만 교육에 대한 정책도 부족하고 국민의 평균적인 행복도도 낮은 이유죠.

케냐의 상황은 아직까지도 많이 어수선한데요, 여행 기간 도중 있었던 케냐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불복한 야당이 일부 지역에서 유혈사태를 벌이고 있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습니다. 2007년에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불만이 부족간 갈등으로 퍼져 1,000명 이상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현지인들은 이번 사태가 그때처럼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되도록이면 외출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나이로비의 길은 텅텅 비어 있었습니다.

과자 한 봉지에 즐거워하던 케냐 어린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도록, 케냐 사회가 하루빨리 안정화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동아프리카의 보석, 잔지바르 섬

잔지바리섬

여행 후반부를 위해 탄자니아 잔지바르 섬으로 향했습니다. 탄자니아의 구 수도이자 대표적인 무역항인 다르에스살람에서 페리를 타고 1시간 반 가량 북쪽으로 올라가면 잔지바르에 도착합니다. 잔자바르는 같은 탄자니아 국토 안인데도 별도의 입국 심사를 한다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잔지바르는 특별자치지역처럼 운영되고 있으며, 탄자니아에서 독립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케냐, 탄자니아 본토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습니다. 오만 제국의 침입을 받으며 이슬람 문화가 유입되어 인구 대부분이 무슬림인 것이 큰 차이인데요. 이 때문에 잔지바르의 대부분의 호텔이나 가게에서는 술을 팔지 않았습니다. 또 밤 늦게까지 걸어 다니는 외국인도 많고, 훨씬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잔지바르는 아름다운 해변과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된 구 도심지 ‘스톤타운’으로 유명합니다.

잔지바르에 도착하자 마자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해 북쪽 끝의 능귀해변으로 향했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풍경을 보고 있으니,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습니다.

일몰

특히 섬 끝머리에 위치해 있어서 넓은 바다 위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조수간만의 차도 매우 커서, 물이 빠지는 저녁쯤이면 달빛 아래 백사장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하는 낭만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맑은 푸른빛의 인도양과 밀가루마냥 고운 모래의 촉감이 아직까지도 생생합니다.

 

 

케냐, 탄자니아의 일부 도시만을 둘러보고 왔지만, 동아프리카의 자연과 역사를 공부하며 ‘아프리카’라는 모호함을 어느 정도 지워내고 다양한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관심을 가지는 만큼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며, 이번 여행의 두근거림을 마음에 담아 일상의 원동력으로 삼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