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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4

공지사항 - 여행수기 당선작(3) ‘대륙의 휴양지’ 하이난으로의 일상탈출! 혹은 사서고생?

 

여름휴가 수기 공모전 마지막 당선작은 발전사업관리부 정민기 과장 중국 하이난 여행기입니다.

입사 동기로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시간 동안 인생의 여정을 함께 하며 끈끈한 정을 나눠온 친구들과 떠난 좌충우돌 여행기, 지금 만나 보시죠!

 

 

 

'대륙의 휴양지' 하이난으로의 일상탈출! 혹은 사서고생?

입사동기

2003년, 현대중공업에 함께 입사하며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함께 울고 웃고, 또 위로하고 다독거리며 15년을 한결같이 이어왔다. 그러는 사이에 남편들이 생겼고, 아이들이 생겼으며, 이제는 그들 사이의 우정도 우리를 넘볼 정도로 끈끈해졌으니, 멀리 사는 형제 자매보다 더 가까운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아가씨로 만나 아줌마가 돼 남편들까지 절친이 되어 버린 우리는 A4라고 스스로 이름을 붙였다. TV에 나오는 아이들만큼 세련된 이름은 아니지만, 팀워크만큼은 수십 수백억의 매출을 올리는 그들보다 못하진 않으리.

언제나 죽이 잘 맞는 우리지만, 그 팀워크는 여행을 갈 때 특히 빛을 발한다. 우리는 여름휴가는 물론이고, 시간이 날 때마다 날짜를 맞춰 함께 여행을 떠났는데, 아이들이 어린 탓에 멀리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여름휴가는 밑도 끝도 없는 추진력과 자신감으로 네 가구 전원이 출석, 많게는 42세에서 적게는 만 36개월 꼬맹이까지 15명이 중국 하이난으로 여행을 떠났다.

우리 네 부부와, 7명의 아이들은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심야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중국의 최남단 섬이자,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과 바다를 만날 수 있는 동양의 하와이 하이난으로 출발!

 

 

 

하이난(海南島) 입국

대륙의 인기 휴양지라고 하기엔 너무나 아담한 사이즈의 공항. 앞뒤로 뻥 뚫린 그곳에서 땀을 바가지로 흘려가며, 아직 한창 잠에 빠진 아이들을 들쳐 매고 입국심사를 기다리며 우린 깨달았다.

‘아~ 휴양은 안드로메다로.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미쳤지, 내 주제에 아이들 데리고 해외는 개뿔, 그냥 집에 있었어야 했다. 그래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두 발 닦고 잠이나 잤어야 했다. 그래…그랬어야 했다.’

이런 생각이 머릿속에 섬광처럼 번쩍 지나가는걸 우린 동시에 경험했다. 간담이 서늘했다. 그 섣부른 생각은 공항을 나와 15분 뒤 도착한 리조트에 짐을 푸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졌지만, 공항에서의 딱 그 두 시간, 우린 그랬다.

하이난은 5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중국 부호들이 하이난에 앞다퉈 투자를 하면서 도시 전체가 공사판이었다. 가이드는 이동을 할 때마다 가상의 건물들을 소개하곤 했다.

그때 허허벌판을 뚫고 올라와 하늘을 찌를듯한 기세로 솟아 있던 철근 탑들,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그곳은 대륙의 스케일을 자랑하는 멋진 리조트와 화려한 호텔들로 채워져 있었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로 바글바글 했는데, 가이드는 "하이난은 여름이 비수기라 지금은 한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이곳은 중국이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다.

 

 

 

관광대신 휴양, 최고의 선택!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자고로 동선이 중요하다. 그래서 우린 과감하게 관광을 빼고, 워터파크와 쇼핑몰이 함께 있는 리조트를 숙소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했다.

맹글로브리조트

우리가 묵었던 ‘맹글로브리조트’는 여러 개의 리조트 동과 구경거리로 둘러싸여 있는 거대한 왕국 같았다. 리조트 앞에는 여러 개의 크고 작은 수영장들이 많아 우리가 머무는 동안 다 둘러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리조트 수영장

수심 1미터의 야트막한 수영장에서 꼬맹이들도 신이 났다. “엄마, 나 잡아~”하면서 다이빙을 하고, 손가락과 발가락이 모두 쭈글쭈글해지고 머리카락이 마를 새가 없이 물 속에서만 지냈다. 진정한 천국이었다.

물놀이

미끄럼틀

키즈카페 역시 규모가 남달랐다. 어른들도 다리가 후덜덜할 정도로 경사가 심한 미끄럼틀을 보면서 중국인들의 진취적 기상과 도전정신을 보았다고 하면 비약이 심한 걸까? 그 높은 미끄럼틀은 아이들은 겁도 없이 신나게 잘도 탔다. 우리 부모들은 “이렇게 씩씩한 아이들을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며 낄낄거렸다.

 

 

 

연출력이 돋보인 ‘송성가무쇼’

송성가무쇼

세계 3대쇼 중 하나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장예모 감독이 총괄 연출을 한 ‘송성가무쇼(山亞千古情景區)는 출발 전부터 기대했던 공연이었다.

스토리는 유치할 정도로 단조롭고 뻔했지만,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 다니며 울부짓는 장면에서 쌩뚱맞게도 아크로바틱한 서커스와 파워풀한 액션 묘기들이 펼쳐졌는데 홀린듯 바라보다 눈물을 훔칠 정도였다.

 

 

 

먹거리

중국 음식

망고

아무래도 중국음식은 향신료의 천국이라 모든 음식을 먹기 전 검수가 필수였다. 어른들조차도 현지 음식은 입에도 대지 못하고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기가 일쑤. 아이들은 현지 마트에서 산 간식으로 열량을 보충했고, 소시지만 먹고도 물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오롯이 망고만큼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사랑했다. 중국의 남쪽에 위치해서 기후가 동남아와 비슷한 이곳의 망고는 우리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모양과 사이즈는 물론이고, 착한 가격까지 감탄의 연속이었다.

 

 

 

고생도 추억으로!

4박 6일의 짧았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어느새 떠날 시간. 입국할 때 공항에서 워낙 힘들었기 때문에, 출국 전 큰 결심이 필요했다. 각각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티켓팅과 줄서기, 아이들 돌보기를 맡아 했다.

공항풍경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보란듯이 공항 바닥에 퍼질러 앉더니, 급기야 누워서 꿀잠까지.

'에휴~ 이젠 웃을 힘도 없다 마. 에라이 모르겠다. 나도 궁디나 붙이자 마.'

 

단체 사진

고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도 지나고 나면 추억 속에 고이 간직될 이야기 보따리가 된다. 지금도 그 때의 사진을 보며 ‘피식’ 웃음 짓고 있으니 이번 여행은 대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