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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7

그룹사소식 - 디지털 대변혁의 시대, 조선업을 언번들링(Unbundling)하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혁명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최근 인공지능 기술은 디지털 업계를 넘어 세상을 뒤흔들고 있어요.
2022년 등장한 인공지능 기반 채팅서비스 ChatGPT가 대표적이에요. ChatGPT는 인간의 언어를 스스로 학습해 만든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요청하는 내용에 대한 지식 제공뿐만 아니라, 소스 코드 작성, 그림 및 영상까지 생성해요.

이처럼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간은 지금껏 인간만의 능력으로 여겼던 창의력에 인공지능으로부터의 침범을 받았어요. 이 뿐만이 아니에요. ‘데이터 쪼가리’로 혹평 받기도 하고, ‘폰지 사기’라 누명을 쓰기도 한 비트코인은 이제 금(약 1.5경 원), 은(약 1800조 원)을 제친, 세계 7대 시가총액의 자산이 됐어요.

얼마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비트코인ETF 상품 승인은 콧대 높은 월가의 금융인들이 더 이상 비트코인을 논외의 투자대상으로 볼 수 없게 된 하나의 사건이자 대변혁이었어요. 이제 우리 인류는 더 이상 물리적 형태가 있는 것만이 화폐가 아니며, 국가나 금융기관 같은 중앙화 된 조직이 승인한 것만이 자산이 아님을 받아들여가고 있어요.

이처럼, 최근 디지털 기술로 인한 세상의 변화는 기존의 질서와 방식, 시스템 그리고 우리의 관념을 파괴적으로 혁신하고 있어요.

이러한 거대한 세상의 변화는 자연스레 대부분의 산업에서 비즈니스의 모습들을 바꿔놓고 있으며, 기업들이 갖춰야 할 경쟁력과 핵심 역량까지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하고 있어요.

제조업의 언번들링과 리번들링 혁명

제조업 또한 예외는 아니에요. 제조업에서도 디지털 기술로 인한 과격한 변화가 전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트렌드 중 하나가 언번들링(Unbundling; 분해) 그리고 리번들링(Re-bundling;재조합)이에요. 언번들링과 리번들링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번들(Bundle)’이라는 용어에서 비롯됐는데, 최근 다양한 업종에서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는 변화에 활용되고 있어요. 제조업에서의 언번들링, 리번들링이라 함은 하나의 제품 또는 공정, 설비 등 형태가 존재하는 제조업의 모든 구성 요소가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해체되고 재조합 되는 것이에요.

언번들링 트렌드는 조선업의 변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과거 조선업은 튼튼한 선박을 ‘값싸게 제작’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나, 점차 ‘똑똑한 선박’을 제조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요. 대표적인 영역이 자율운항 선박이에요. 자율운항 선박은 선원의 개입 없이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박을 의미해요. 다만, 이는 AI, 센서 기술, 데이터 분석 등의 디지털 혁신 기술들이 기존의 조선 영역과 결합된 결과에요. 선박을 구성하는 모든 설비와 장치, 그리고 선박의 항해, 운영, 유지보수에 해당하는 모든 과정이 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연결돼요. 이 과정에서 선박의 내부 시스템과 설비를 비롯해 운영, 항해 프로세스 등이 그에 맞게 재설계되거나 수정돼야 하며, 언번들링과 리번들링이 자연스럽게 일어나요. 설계에서부터 항해 방식, 운영 매뉴얼, 유지보수 등 모든 영역이 해체되고, 재조합 돼요.

조선업 디지털 전환의 도전과 기회

결국 조선업은 전통적인 방식의 선박 제작에서 벗어나, 핵심 디지털 솔루션과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능 정의의 방향에 맞게 변화해야 해요. 이는 국내 조선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의 조선사들에 많은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어요. 조선사가 디지털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에요.

내부 기술과 인재뿐만 아니라, 조직의 DNA조차 그에 맞게 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는 글로벌 조선사들도 존재해요. 예를 들어, 자율운항 선박 분야에서는 북유럽 강소국가들 조선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져요. 노르웨이 콩스버그는 선박 자동화와 항해 컨트롤 시스템 분야에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핀란드 국영해운사 핀페리는 2020년 영국 롤스로이스와 공동 개발한 ‘팔코(Falco)’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을 통한 자동이안 및 접안을 성공시킨바 있어요.

북유럽 조선사들이 자율운항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협력을 통한 혁신 역량에 있어요. 주변의 역량 있는 IT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조선업의 디지털 혁신을 보다 빠르게, 효과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어요. 북유럽 국가의 IT 경쟁력이 뛰어난 점도 한 몫 하겠지만, 조선사들의 열린 혁신 문화와 마인드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전기 추진 시스템 또한 협력이 강조되는 대표적인 영역 중 하나에요. 전통적인 내연기관 선박은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점차 친환경 전기 추진 시스템으로 대체되고 있어요. 특히, 전기 선박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와 전기모터는 배터리 제조업체와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어요. IT 기업들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은 조선업체들이 전기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에요.

또한, 전혀 다른 영역의 기술을 조선업에 활용하는 관점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어요. IBM과 같은 IT 기업들은 AI 기반의 예측 유지보수 시스템을 개발해, 자동차 제조 기업, 에너지 기업 등에 적용하고 있어요. 이는 조선업에도 적극 활용해 약간의 보완과 변경을 통한다면 선박의 고장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고, 효율적인 유지보수가 더욱 원활해질 것이에요.

이처럼 최근 인공지능 기술로 대표되는 디지털 대변혁은 조선업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자에게는 이것이 기회가 될 것이지만,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추락의 시기가 될 것이에요. HD현대의 과감한 도전을 기대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