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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HHI 사람들 - 우리는 영원한 HD현중인!

특수선 팀장 모임

2007년 세계 최강의 전투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을 도입해 만든 ‘세종대왕함’.당시 한국 해군 기동전단의 핵심 ‘이지스함’ 건조에 앞장 선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의 퇴직사우들을 만나봤어요.

반생을 함께한 특수선사업부

HD현대중공업을 퇴직한 사우들로 구성된 특수선 팀장 모임은 2011년 본격적으로 시작돼 12년째 이어오고 있어요. 12명의 회원들로 처음 시작했는데 울산을 떠나 먼 곳으로 간 회원들이 빠지면서 이제는 양산, 대구, 울산 등 HD현대중공업 주변에 거주하는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현재 회원은 8명으로 김규식(선각, 73세), 안대식(도장, 72세), 장덕조(배관, 73세), 이규삼(배관, 72세), 김상한(전장, 71세), 이규근(배관, 69세), 이상배(기장, 69세), 옥진곤(선장, 69세) 등 당시 특수선에서 팀장을 맡았던 사우들이에요.

특수선사업부 생산 조직은 선체·내업·도장·기장·배관·전장·선장 등 다양한 공정 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이 톱니바퀴처럼 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완성도 높은 군함 한 척이만들어져요. 이들 역시 25년 가까이 아침저녁으로 얼굴을 맞대며 고품질 군함 건조를 위해 수없이 회의하고 제작 계획 등을 수정, 보완해가며 군함을 만드는데 모든 열정을 쏟아요. 오랜 시간 함께하며 이제는 눈빛만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로를 알아보는 사이가 돼요. 바다를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이들은 아직도 모이기만 하면 당시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에서 있었던 일을 회상하며 수다 꽃을 피운다고 해요.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을 만들며 어려움도 많았지만 보람이 더 컸어요. 특히 김상한 퇴직사우는 이지스함 건조 공로로 지난 2007년 ‘대통령상표창과 훈장’을, 이규근 퇴직사우도 2007년에 열린 제1회 조선의 날에서 ‘시장표창장과 상패’를 수상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고 해요.

누구보다 부지런한 인생 2막

퇴직 이후 이들은 저마다 뜻 깊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몇몇 회원들은 여전히 조선업 관련 일을 하고, 또 다른 몇몇은 직장을 다니느라 해보지 못한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어요. 김상한 사우는 업무 경험을 살려 ‘㈜대겸모형’이라는 회사에서 선박 모형을 제작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요.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모형 제작은 상당한 정교함을 요해요. 그는 때로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퇴직 이후 몰입할 수 있는 업무가 있어서 좋고, 일에서 얻는 보람이 크다고 늘 주변에 말해요.

또 한 달에 4번 정도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요. 지역 취약계층 아이들이나 양로원 어르신들을 찾아 흥겨운 노래를 불러 드리며 즐거움을 선사해요.

이상배 사우는 퇴직 후 특수선생산2부의 협력업체로 취직해 프로펠러를 축에 설치하는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어요. 자연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쓰레기 청소에 열심인데 이 덕분에 자원봉사센터에서 부여하는 봉사활동 점수가 무려 2천점이 넘어요. 취미 생활도 틈틈이 하고 있다고 해요. 지난 2017년에 열린 영남권 시니어볼링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어요.

김규식·안대식·장덕조 사우도 산행이나 텃밭을 가꾸며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보람을 찾고 있어요.

HD현대중공업을 향한 여전한 애정

돌아보면 25년의 세월은 집보다도 회사에서 더욱 오래 함께 한 시간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일까요? 이들 8인은 누군가 지쳐 보일 땐, 서로 마음을 어루만지며 싱거운 농담을 툭 던져요. 별거 아닌 그
 한마디에 근심 걱정은 사르르 녹아요.

이들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은 모임을 마련해 운동이나 산행을 떠난다고 해요. 특히 신불산, 간월산, 배내골은 오랜 추억이 묻은 장소에요. 재직 시절, 간월산장에서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놓으며 족구 게임을 즐기던 때를 잊지 못해요.
당시 산을 내려오고 돌아오는 길, 동료 한명이 안 온지도 모르고 차가 출발했는데,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그 동료는 간월산장에서부터 언양 메가마트까지 긴 거리를 투덜거리며 걸어왔어요. 지나간 일화를 떠올리면 지금도 웃음이 나요. 기억 속 접혀있던 추억들을 펼쳐 꺼내다보면 흩어져있던 이들을 하나로 뭉치는 힘이 생긴다고 해요.

이규근 사우는 1973년 경기도 의정부에서 울산으로 내려와 기술연수생 2기생으로 출발해 지난 2011년 퇴직했어요.

“퇴직 후에도 회사 수주 소식을 들을 때면 내 일처럼 기뻤어요. 30년 넘게 몸담아 온 곳이라 지금 이렇게 떠나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회사를 생각하나 봐요. 돌이켜보면 회사가 참 고맙고 든든한 곳이었어요”라고 말했다.

또, 양산에서 왔다는 안대식 사우는 “오랜만에 동구에 들어와 보니 외국인이 눈에 많이 띄었어요. 기술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한 필요한 선택이라 생각해요. 잘 해결되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 지금이라도 회사가 부르면 달려 올 수 있답니다”라며 미소 지었어요.

앞선 자들이 끌어주는 몫은 결코 적지 않아요. 퇴직 이후에도 업무 고민 등으로 전화 오는 후배들에겐 조언을 아끼지 않아요. 이날 모인 이들은 오랜만의 식사자리에서도 회사를 걱정고 서로 머리를 맞대며 발전적인 HD현대중공업을 위한 토론을 이어갔다고 해요. 퇴직하고 나서도 회사를 아끼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 이들을 생각하며 오늘 직장에서의 우리도 힘차게 하루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