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위치
- 2024-10-04
생활정보 - 초개인화 사회 속 돌봄 경제
돌봄이 필요해지는 곳에서 새로운 관계 고리의 시작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
최근 한 저널리스트가 재미있는 사진을 보여줬어요. 홀로 아이를 키우는 그녀와 11세 아들, 아들의 어린 시절에 입주 도우미로 일했던 70대 조선족 할머니, 그리고 그 할머니가 다시 돌보기 시작한 90대 할아버지, 이렇게 넷이 고깔 모자를 쓰고 생일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장면이었어요. 이제는 장애가 없더라도 누구나 보살핌을 받을 수 있고, 가족이 아니더라도 누구든 돌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돌봄이 필요해지는 곳에서 새로운 관계의 고리가 시작되고 있어요.
‘돌봄’이라는 단어들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아이, 할머니, 할아버지 등 노약자가 먼저 떠올랐다면 이제는 그 관점에 변화가 필요해요. 돌봄이란 타인이 건강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행위를 뜻해요. 이제는 누구나 돌봄의 주체가 되는 동시에, 돌봄의 대상이기도 한 시대에요.
이처럼 돌봄 활동이 가족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기술적으로 확장되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는데, 돌봄이라는 영역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성장하는 현상을 ‘돌봄경제(Care Economy)’라고 해요.
돌봄경제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돌보느냐를 기준으로 배려 돌봄, 정서 돌봄, 관계 돌봄이라는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배려 돌봄은 환자 장애인 영유아 어린이 고령자 등 혼자서는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의 신체적 어려움을 챙겨 줄 수 있는 돌봄이에요. “한 사회의 수준을 보려면 그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보살피는지 보면 된다”는 말이 있어요.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환자, 영유아, 고령자 등 혼자서는 생활이 불편한 사람들의 신체적 어려움을 챙겨줄 수 있는 돌봄 서비스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돌봄 인력을 매칭해주는 서비스는 물론이고, 원격 돌봄을 지원해 주는 기술도 시장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어요.
한편, 요즘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돌봄은 마음을 돌보는 일이에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도움을 받고, AI 스피커를 통해 고립감을 해소하는 방법들도 확산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관계 돌봄은 약자를 ‘일방적으로’ 돕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돌봐주는 것을 말해요.
최근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지역사회 내 느슨한 유대관계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매일 배달하는 우유로 안부를 묻기도 하고, 골목의 작은 카페나 독립 서점에서 주민들을 알아봐 주며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기능을 하는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함께 살아가는 돌봄 경제
돌봄이란 건 그 사람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존엄을 돌보는 것이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그 부모의 커리어를 돌보는 것이에요. 1분 1초가 아쉬운 나노사회, 분초사회에서 이 돌봄의 시스템화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요. 돌봄이 경제적 이슈로 대두되는 이유는 결국 돌봄이 개인의 문제임과 동시에 조직과 사회의 건강과 경쟁력을 책임지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에요. 앞으로 사회의 가장 중요한 축인 만큼 이젠 돌봄을 연민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때에요.
모두가 돌봄의 대상이에요. 엄마도 엄마가 필요함을 인식하면서 파편화되는 사회를 공동체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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