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원인 80%는 악성 심실성부정맥

요즘처럼 일교차가 커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전공의 시절 응급실에서 겪었던 일이 문뜩 떠오르곤 해요. 새벽 운동을 갔던 40대 후반의 가장이 갑자기 산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실로 실려 왔으나 이미 환자의 숨은 멈춘 상태였어요.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병원으로 황급히 달려온 환자의 아내와 10살 된 초등학생 딸의 눈물을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었어요.

이러한 돌연사는 발병한지 1 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말해요. 정확한 원인을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지만 80% 정도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심실빈맥 또는 심실세동과 같은 악성 심실성부정맥이 원인이에요.

건강한 습관으로 예방 가능한 관상동맥질환

관상동맥질환이 돌연사의 대부분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그 원인을 알아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해요. 관상동맥질환은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의 지방성 물질이 혈관벽에 쌓여 생기는 죽상경화증이 그 원인이에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과음 등이 주요 위험 원인이에요.

그러므로 담배를 끊고, 술을 절제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적절한 체중 관리를 해야 해요. 정기 검진을 통해 혈압을 재는 것이 중요한데, 고혈압 환자의 30%는 자신이 고혈압 환자임을 모르고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 중 50%만이 목표 혈압 이하로 혈압이 조절되고 있다고 해요. 또한 혈중 콜레스테롤 검사를 하여 총 콜레스테롤 수치를 200mg/dL 미만으로 유지해야 해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혈당을 체크하여 당뇨병이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당뇨병이 확인된 환자는 관상동맥질환이 이미 있는 것으로 간주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해야 해요.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심근경색증의 발생 빈도가 남성은 2~3배, 여성은 6배가량 높기 때문이에요.

응급조치 요령 숙지로 올바르게 대처하기

돌연사 방지를 위해 응급조치 요령을 숙지해야 해요. 심장이 멈추게 되면 뇌에 피가 가지 못해 설사 심장이 회복된다고 하더라도 뇌기능이 마비된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어요.

그러므로 갑자기 쓰러지는 환자를 발견한 경우, 의식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요. 의식이 없고 맥박이 만져지지 않으면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119를 먼저 부르고 즉각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요.

가슴 압박을 할 때는 환자의 젖꼭지를 이은선과 정중앙이 만나는 지점에 손바닥을 올려놓고 최소 분당 100회 이상, 최소 5cm 이상의 깊이로 압박을 해야 해요. 최소 30회의 가슴 압박을 한 이후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든 후 심정지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올라오는 정도로 2회 호흡을 불어 넣어요.

만약 적절한 호흡 방법을 알지 못하거나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119가 도착하기까지 초기 2~4분간은 가슴 압박만 시행하는 것도 가능해요. 30회의 가슴 압박, 2회의 호흡 과정을 5회 한 이후 자발순환이 돌아왔는지 확인해요.

중요한 것은 가급적 빨리 환자에게 제세동기를 부착하는 것이에요. 요즘은 공항이나 역, 시내 곳곳에 자동제세동기 (AED)가 설치돼 있어요. 심폐소생술 방법을 미리 숙지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요.

관상동맥과 대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은 성인 대상 급사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에 꼽힌다고 해요. 건강한 습관으로 예방해 보아요.